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 등이 저비용항공사 면허를 신규로 발급받으면서 지방공항 수요 활성화에 사활을 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로부터 새 저비용항공사 면허를 발급받은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은 거점공항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 강병호 에어로케이항공 대표(왼쪽)와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 |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는 국토교통부과 부과한 거점공항 유지 의무에 따라 앞으로 3년 동안 거점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만 취항할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방공항 항공수요 활성화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새 저비용항공사를 선정하며 앞으로 3년 동안 거점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노선만 개설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에어로케이는 청주국제공항이 수도권과 영호남권의 항공 수요를 끌어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과 영남권, 호남권의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로케이가 ‘초저가 저비용항공사’를 표방한 것 역시 지리적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청주공항은 고속버스를 이용해 서울에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공항 근처에는 기차역인 청주공항역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철도 교통 역시 편리하다. 가격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다른 공항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플라이강원은 강원도 지역의 관광 인프라를 적극 이용할 방침을 세웠다.
강원도는 용평리조트, 하이원리조트, 비발디파크 등 국내 유명 레저 시설들이 집중돼있는 곳이다. 설악산, 대관령, 속초항, 강릉항 등 자연 관광자원 역시 풍부하다.
플라이강원은 강원도의 관광 인프라를 이용해 외국인 인바운드 여행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라이강원은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사업계획서에서 “자연, 스키 등 강원도의 관광자원을 이용해 여행사를 통해 외국인 인바운드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은 지방공항 수요 창출 전략을 펴는 과정에서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청북도는 천안~청주공항 복선전철 사업,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등의 완공 시점을 앞당겨 청주공항의 교통 편의성을 개선할 계획을 세웠다.
강원도 역시 플라이강원의 운송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사 운항증명(AOC) 수검기간인 4월부터 9월까지 ‘강원도 항공수요창출 관광로드쇼’를 개최할 계획을 세웠다.
강원도는 2018년 11월 플라이강원 설립의 필요성, 경제적 효과, 강원도의 지원책 등을 담은 ‘플라이강원 항공운송사업 면허발급 당위성에 대한 도민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지방공항 활성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최근 지방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노선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지방공항 수요는 좀처럼 성장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지방공항 14곳의 연간 여객 증가율은 1.01%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인천공항 연간 여객 수는 10% 증가했다. 청주공항 여객수는 2017년 257만 명에서 2018년 245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들이 인천공항 슬롯 포화 이후 지방발 여객 수요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지방공항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을만한 노선을 확보할 수 있는지와 관련된 우려도 나온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이 2019년에 도입하는 항공기는 각각 3대씩에 불과하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강원은 2022년까지 항공기를 각각 6대, 9대 도입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모두 합쳐도 이스타항공의 현재 기단 규모인 24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신규 사업자로서 저운임정책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데다가 거점공항의 수요도 탄탄하지 않은 만큼 수익성과 관련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공항 인프라와 여행 수요를 감안하면 신규 항공사의 안정적 수익 창출 여부는 미지수"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