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인도에서 투자를 확대할까?
효성그룹은 인도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어 조 회장이 효성의 베트남 진출과 같은 공격적 투자를 통해 인도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다.
27일 효성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인도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투자나 사업 진출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를 앞세워 인도 스판덱스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는데 투자의 폭이 그룹 전체로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인도시장 진출의 다음 카드로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는 인도시장에서 40% 수준의 점유율을 보여 1위에 올라 있다.
게다가 인도는 2018년 기준으로 1인당 자동차 보급률이 2.2%에 그쳐 자동차 관련한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이러한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현대기아차는 인도 공장의 증설을 통해 2020년부터 인도에서만 연 10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는 효성첨단소재가 인도에서 타이어코드 고객사를 확보하기 수월해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 회장이 효성화학의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를 결정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구를 보유해 글로벌 석유화학제품 수요 증가의 핵심 지역”이라며 “그럼에도 석유화학제품 생산설비 규모가 중국과 비교해 크게 작다”고 파악했다.
이미 롯데케미칼도 인도 석유화학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인도 국영 석유화학회사 OPAL의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 회장이 인도 석유화학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면 빠른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이 인도 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다.
조 회장은 2018년 2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를 직접 만나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공장을 짓기로 확정했다.
올해 안에 완공을 목표로 계획이 진행되고 있는데 조 회장은 인도 스판덱스공장을 통해 효성티앤씨 스판덱스의 인도시장 점유율을 기존 60% 수준에서 7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조 회장은 모디 총리에게 효성중공업의 에너지저장장치와 스태콤(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사업을 현지에서 진행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효성은 지난 2015년 인도 전력청과 파나마 송전청으로부터 모두 3천만 달러(350억 원가량) 규모의 스태콤 설치를 수주해 사업을 완수한 경험이 있다.
조 회장이 인도에 주목하며 투자를 늘릴 계획을 고려하는 이유는 인도 경제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13억 인구를 발판으로 연 7%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며 급성장하고 있다.
인도의 소비시장 규모는 2017년 기준 6720억 달러 수준인데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인도 소비시장의 규모가 2025년 4조 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경제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조 회장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18일 국민은행은 인도에 첫 지점을 열었는데 효성 인디아 법인이 첫 계좌고객이 됐다. 이는 인도시장 선점을 향한 조 회장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조 회장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에 뚝심을 보여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인도 투자를 본격화하는데 망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2000년대 중후반 많은 기업들이 중국 진출을 진행할 때 중국의 인건비가 비싸질 것을 걱정하며 2007년 베트남 진출을 위한 투자를 시작했다.
현재 효성의 베트남 법인들은 효성그룹의 주력 4개회사인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티앤씨, 효성화학의 생산설비가 모두 포진해 2018년 매출 2조 원을 낸 글로벌 전진기지가 됐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은 이미 베트남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성과를 냈다”며 “인도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