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동부(옛 동부CNI)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마무리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동부는 동부그룹 제조업계열사의 지주회사 격인 IT서비스회사다. 이 회사는 주요 자산과 사업부 매각을 통해 21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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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는 15일 계열사 동부전자재료를 인수한 켐트로스와 원대산업 등에게 매각대금 535억 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자재료사업부문을 동부전자재료로 분리한 뒤 지난 1월부터 추진됐던 매각절차가 끝난 셈이다.
동부는 동부전자재료 매각대금을 받으면서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거의 완료했다.
동부는 지난해 7월 동부팜한농 보유지분 가운데 약 38%를 김 회장 일가에게 635억 원에 팔았다. 올해 계열사인 FIS시스템과 동부로봇을 각각 900억 원과 84억 원에 매각했다.
동부는 이런 매각작업을 통해 지금까지 약 2154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동부는 이 자금 가운데 일부를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썼다.
동부는 전자재료사업부문 인수대금이 들어오면서 올해 갚아야 하는 회사채 700억 원도 무난하게 상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동부는 23일 회사채 250억 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동부는 오는 7월과 10월에 각각 200억 원과 250억 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를 모두 갚을 경우 연 7.8% 이상이었던 회사채 이자비용이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자산매각을 통해 올해 1분기에 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낮췄다. 동부는 기존 고객회사 대부분과 재계약을 맺는 등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앞으로 동부의 신용등급을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는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맞은 지난해 10월 신용등급이 ‘B+’로 떨어졌다. B+는 투자자가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투기등급이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자산을 매각했으나 핵심 수익원인 금융IT사업을 강화하면서 올해 이익률이 2014년보다 더 좋은 상태”라며 “재무구조개선을 잘 끝내 신용등급이 회복되면 대외사업 진행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는 보유하고 있는 동부하이텍 지분 12.39%까지 매각할 경우 모두 26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고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매각이 무산된 뒤 인수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반도체시장 호황을 바탕으로 동부하이텍의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다시 시장에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