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1년부터 색깔이 있는 페트병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자칫 페트병 맥주시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 하이트진로 페트병 맥주 제품 '하이트'(왼쪽)과 롯데칠성음료 페트병 맥주 제품 '피츠'. |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가 환경부의 페트병 등급기준 개정안에 대응하기 위해 부심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12일 페트병 등급기준 개정안을 확정했다.
2021년부터 무색 페트병보다 재활용하기 어려운 유색 페트병을 사용할 수 없다.
환경부는 2021년까지 페트병 맥주를 대상으로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이나 캔으로 전환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환경부가 아직까지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페트병 맥주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개별 기업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맥주는 주원료인 홉이 자외선에 닿으면 변형될 수 있어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갈색 페트병을 사용해야만 한다.
아직까지 국내 기술로는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는 무색 페트병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페트병 맥주시장이 자칫 사라질 수도 있어 부담이 커졌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체 맥주 출고량 가운데 페트병 비율은 16% 수준이다.
특히 페트병 맥주시장은 수입 맥주가 파고들지 않은 곳으로 국내 맥주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해왔던 하이트진로와 맥주사업 후발주자인 롯데칠성음료로서 타격이 클 수 있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맥주시장에서 수입맥주와 경쟁이 치열해지자 맥주 생산량을 줄이면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맥주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된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7월에 마산공장의 맥주 생산라인을 소주 생산라인으로 바꿨다.
그런데도 2018년 3분기 기준 하이트진로의 맥주공장 평균 가동률은 37.89%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소주 공장 평균 가동률은 62.3%다.
맥주부문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하이트진로는 2018년 3분기 맥주사업에서 영업이익 26억 원을 냈다. 2017년 3분기보다 83.9%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도 맥주시장 후발주자로서 고전하고 있는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자체 맥주 브랜드인 ‘클라우드’와 ‘피츠’에서 모두 페트병 맥주제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입맥주 공세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비 부담 등 때문에 아직까지 맥주시장에서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맥주사업에서 2018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540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2017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