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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12억 달러 해양설비 수주에 총력전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9-02-19 16: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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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에서 대규모 해양플랜트를 수주하기 위한 국내외 조선사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에 현지 조선소를 확보하고 있어 이번 수주전에서 우위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12억 달러 해양설비 수주에 총력전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19일 글로벌 석유기업 셸(Shell)에 따르면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Bonga South West-Aparo, BSWA) 개발을 위한 입찰초청서가 12일 배부됐다.

입찰은 4개월 동안 진행되며 참여 기업들은 이에 응답해 6월 초까지 기술 및 상업적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

셸은 “이는 우리와 나이지리아 정부, 기타 투자자들이 프로젝트 비용을 파악하고 최종 투자 결정을 내리기 위한 중요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셸은 나이지리아 정부와 손잡고 나이지리아 연안에 대규모 해상유전을 개발하는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9개월 동안 이와 관련한 입찰초청서를 ‘즉시’ 발행하겠다고 말해왔지만 정치적, 재정적 이슈에 부딪혀 계속 미뤄졌는데 드디어 사업의 첫 발을 내딛은 셈이다.

셸은 프로젝트에 투입할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 시추설비, 서브시 등을 발주하기 위해 6개 부문에 걸쳐 입찰을 진행한다.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 부문에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과 중국 코스코(CSHI, COSCO Shipping Heavy Industry), 네덜란드 SBM오프쇼어(SBM Offshore) 등이 뛰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규모는 12억 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업스트림은 “이제 입찰초청서가 발행된 만큼 경쟁 기업들의 관심은 6월까지 데드라인을 맞추는 것과 로컬 콘텐츠(Local Contents, 현지 생산 규정)에 집중될 것”이라며 “특히 현지 생산규정을 충족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지 생산규정은 해외 기업들이 산유국에서 석유나 가스 등을 개발하려면 그 산유국의 설비나 제품, 인력, 서비스 등을 이용하도록 하는 제도다. 나이지리아 등 산유국들은 산업 보호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이 규정을 도입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 오래 일한 한 관계자는 “현지 생산규정의 유형이나 항목은 국가별, 발주처별, 프로젝트별로 모두 달라 자세히 말하기 힘들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라며 “현지에서 생산해야 하는 물량의 평균 비중이 예전보다 더 높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이번 수주에서 다른 조선사들보다 유리한 대목은 이 부분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미 나이지리아 해양플랜트 사업을 위해 현지기업과 합자조선소(SHIN)를 설립해둔 만큼 현지 생산규정을 지키기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 12억 달러 해양설비 수주에 총력전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에지나(Egina)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삼성중공업>

이 합자조선소는 12만㎡ 규모로 아프리카에서는 유일하게 200만 배럴급 대형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의 모듈 제작 및 탑재가 가능한 작업장이다. 

지난해에는 이 조선소에서 건조한 세계 최고 규모의 '에지나(Egina)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가 마무리 공사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출항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우리는 이미 나이지리아에서 현지 생산규정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에지나 설비 인도로 초대형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의 현지 생산능력을 입증한 만큼 서아프리카 지역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하는 데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수주전에서도 몇몇 조선소들은 현지 생산규정을 맞추기 어려워 입찰을 포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중공업 합자조선소를 제외하면 나이저도크(NigerDock) 등 나이지리아의 다른 조선소들이 해양설비 톱사이드(상부구조)를 짓거나 조립하려면 만만찮은 규모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절실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로 27억 달러를 제시했지만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2017년만 해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 2건을 수주했지만 이후로 소식이 없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부문 수주목표를 20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조금 낮춰 잡았다.

이상우 유진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수주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매출 개선을 이끌 요인이 생기게 된다"며 "다른 회사들보다 해양플랜트를 따낼 가능성이 큰 만큼 올해 신규 수주 흐름에 따라 삼성중공업에 관한 판단 역시 바뀔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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