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이 15일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MWC 2019’에서 선보일 5G 스마트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LG전자 > |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 사장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회생을 위해 고객과 시장의 눈높이를 '화두'로 잡았다.
17일 LG전자에 따르면 권 사장은 스마트폰사업이 최근 2~3년 동안의 노력을 통해 내부적으로 효율화된 만큼 앞으로 외부적 시각에서 고객이 원하는 가격과 사양의 스마트폰을 내놓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최근 새로운 시대에 LG그룹의 성장을 위해서는 ‘고객’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도 권 사장의 이러한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권 사장은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 2019’를 앞두고 1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MV사업본부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전략적 방향성을 공개했다.
권 사장은 스마트폰사업의 근본적 문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재 LG전자 MC사업본부는 몇 년 동안의 효율화 과정을 통해 기술이나 플랫폼 개발 등에서 정예화 돼 있다”며 “다만 고객과 시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는 지를 좀 더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우선적으로 고객이 수용 가능한 관점에서 합리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겠다고 했다.
권 사장은 “지금까지 LG전자 스마트폰의 가격이 경쟁사의 가격 수준이나 기술 개발에 발생한 비용 측면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며 “앞으로는 우리 제품의 가치와 고객의 수용성 등을 놓고 합리적 수준에서 가격을 매기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5G 스마트폰 또한 초기에는 1천 달러를 웃도는 수준으로 가격을 형성하게 되겠지만 올해 하반기로 갈수록 어느 스마트폰 사업자가 먼저 1천 달러 이하 가격의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인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봤다.
그는 “5G 스마트폰시장 반응을 면밀하게 관찰해 5G를 원하는 소비자 수요가 많으면 올해 하반기 중저가형 5G 스마트폰도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고객이 어떤 것을 원하는가 이고 우리는 이에 맞춰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2018년 하반기 내놓은 ‘LG V40 씽큐’ 뿐 아니라 ‘LG V30 씽큐, ’LG G7 씽큐‘ 등에서 기술력이 안정적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 신뢰도를 떨어트렸던 요인인 배터리 지속성 문제, 발열 문제, 디스플레이 터치감 문제 등 여러 기본기를 재정비하면서 ‘성능이 우수하고 방수나 충전, 배터리 지속성 등 대부분 면에서 가장 좋은 스마트폰 가운데 하나’라는 호평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기술력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는 스마트폰업계와 언론의 평가와 반대로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2013년 4위에서 2018년 8위권까지 하락했다.
업계는 예상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대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특별한 강점이 없다는 점을 판매량 부진의 주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펜타 카메라’가 최초로 탑재된 LG V40 씽큐는 100만 원이 넘는 고가의 가격으로 출시됐는데 비슷한 시기 삼성전자가 후면에 최대 2400만 화소급 쿼드카메라, 6기가 램 등의 사양을 갖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9을 60만 원대에 내놓으면서 씁쓸한 판매성적을 거뒀다.
권 사장은 지금까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흘러 온 과정을 놓고 판단했을 때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사업의 지속적 부진을 내게 만들었다고 바라봤다.
권 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의 핵심이었던 ‘ABCD(오디오,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 전략을 그대로 들고 가되 어느 쪽을 특화할 것인가 문제도 고객의 관점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특별한 강점 없이 전반적으로 모범적 사양을 구축하려고 노력했다면 이제부터는 소비자가 원하는 사양을 특화해 시장 트렌트에 맞는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쪽으로 전략을 보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권 사장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질문에 대답할 때마다 대부분 ‘고객의 관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사업 방향성을 내부에서 정하기보다는 소비자 반응에 따라 대응하는 쪽으로 나아가겠다는 목표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 마음을 얻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이다.
이는 ‘LG가 나아갈 방향의 답은 결국 고객에게 있다’는 구 회장의 경영방향과도 일맥상통하는 전략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