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성장 둔화를 이겨낼 돌파구로 커머스사업을 꼽고 있다. 쿠팡이나 신세계그룹 등 e커머스 강자들이 바짝 긴장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페이’ 띄우기에 한층 더 속도가 붙고 있다.
네이버페이는 신용카드나 계좌정보를 한 번만 등록하면 간단한 인증을 거치는 것만으로 결제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네이버가 2015년부터 시작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강화하기 위해 2018년 11월 네이버페이 사업부문을 사내독립기업으로 만들면서 힘을 실어주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포인트를 1% 더 적립받을 수 있는 이벤트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마케팅에 더욱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바탕으로 커머스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당초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오프라인 간편결제 영역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온라인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페이를 활용하는 우선순위에 네이버쇼핑 등 커머스사업을 꼽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커머스사업과 금융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커머스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쿠팡 등 e커머스시장의 강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가 커머스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오픈마켓사업을 진행하는 온라인사업자에게 부정적”이라며 “많은 중소상인들이 판매편의성이 높고 트래픽 경쟁력까지 갖춘 네이버로 입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네이버는 입점업체를 확보하기 위해 스마트스토어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판매자가 어떤 제품을 팔아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직접 분석할 수 있는 네이버 애널리틱스 등 분석도구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는 입점 수수료를 다른 사이트보다 훨씬 낮은 가격을 책정했을 뿐 아니라 일정 조건을 맞춘 신규 사업자를 대상으로 1년 동안 결제 수수료를 대신 내준다.
네이버가 네이버페이를 바탕으로 커머스시장에서 강력한 판매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된다면 네이버는 유통사업 경험이 부족하다는 e커머스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하는 데 힘을 받게 된다.
쿠팡 등이 e커머스사업을 강화하려면 일반상품과 입점업체 확보를 통해 매출이 늘어야 한다. 하지만 네이버가 커머스사업을 강화하면 입점업체를 확보하기가 점차 어려워질 수 있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가 오픈마켓 이상으로 입점업체를 확보한다면 거래금액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페이는 2018년 말 기준으로 거래액이 연간 5조 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오픈마켓사업자인 이베이코리아, 11번가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네이버가 아직 쿠팡이나 신세계그룹을 따라잡기는 힘들지만 강력한 판매자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중장기적 위력을 무시하기 어렵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