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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신선제품 물류인프라 구축해 신세계 롯데도 위협

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 2019-02-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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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쿠팡 대표이사가 대규모 투자를 발판 삼아 e커머스시장에서 강력한 경쟁자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쿠팡은 여러 해 동안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는 점에서 아성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혈받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무섭게 키우고 있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1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석</a>, 쿠팡 신선제품 물류인프라 구축해 신세계 롯데도 위협
김범석 쿠팡 대표이사.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물동량을 확대하기 위해 공격적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쿠팡이 고정비를 줄이려면 1차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할 것"이라며 "물동량이 늘어야 택배단가를 낮출 수 있고 쿠팡맨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쿠팡은 자체 택배기사인 쿠팡맨을 고용해 배송사업을 직접 진행하는데 배송량 규모가 국내 택배회사와 비교하면 2위 수준에 이른다.

하지만 쿠팡의 강력한 무기인 배송사업은 쿠팡의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소이기도 하다. 

쿠팡은 최근 3년 동안 누적 적자 규모가 1조7782억 원에 이른다. 쿠팡이 적자를 보는 가장 큰 요인은 물류센터 등 오프라인 유통 인프라 투자비용이 드는 데다 쿠팡맨을 활용해 배송사업을 진행하는 데 드는 택배단가가 비싸기 때문이다. 

쿠팡의 택배단가는 5천~7천 원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CJ대한통운 등 국내 택배회사의 택배단가보다 높다. 

쿠팡이 물류센터와 쿠팡맨을 운영하는 데 드는 고정비 부담을 줄이려면 결국 물동량 확대가 답이라는 뜻이다.

쿠팡은 2018년 말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 원을 투자받으면서 물동량을 확대할 실탄도 마련했다. 

김 대표는 2018년 11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을 만나 20억 달러의 투자를 받는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우리 돈으로 2조 원이 훨씬 넘는 자금을 수혈받았다.

쿠팡은 이에 따라 신선식품을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해주는 로켓프레시를 서울 등 수도권 중심에서만 진행하다가 2019년 들어 전국으로 확대했다. 

또 30일 안에 무료로 반품할 수 있고 가격과 상관없이 무료 배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쿠팡의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클럽'의 경쟁력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켓와우클럽은 쿠팡이 2018년 10월 선보인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쿠팡의 택배단가가 아직 높아 수익성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나왔지만 20억 달러를 투자받은 데 힘입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쿠팡의 로켓와우클럽이 자리를 잡으면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쉽게 발길을 돌려버리는 온라인쇼핑몰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나타나 안정적 물동량 확대에 힘을 받게 된다. 

쿠팡은 소비자의 발길을 잡기 위해 상품군을 확대하고 운영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쿠팡은 경기도 고양 덕양구에 약 13만2천여㎡의 부지를 확보하고 이 곳에 새 물류센터를 짓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는 쿠팡이 인천과 이천 등에서 운영하고 있는 '메가물류센터'보다도 규모가 훨씬 크다. 

쿠팡이 20억 달러를 투자받은 데 힘입어 올해까지 물류 인프라를 기존보다 2배가량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데 따른 것이다. 

쿠팡은 상대적으로 고객들의 충성도를 더 쉽게 높일 수 있는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상품군을 갖추고 물류센터를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명주 연구원은 "쿠팡은 현재 신선식품군을 약 8200개가량 운영하고 있는데 쿠팡이 이마트처럼 약 3만 개에 가까운 신선식품군을 확보하게 된다면 이마트의 온라인사업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마트가 e커머스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신세계그룹 온라인쇼핑 플랫폼 쓱닷컴을 앞세워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음에도  쿠팡이 전통 유통강자인 이마트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하지만 이익을 내지 못하는 쿠팡이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유통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e커머스시장은 롯데그룹, 신세계그룹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어느 한 기업이 일방적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쿠팡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공격적 경영을 진행한다고 해도 이런 방식으로 확보한 고객 충성도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8일 서울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다. 김 대표가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데 이어 두 번째다.

김 대표는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벤처기업을 가리키는 유니콘기업의 대표로서 이 자리에 참석했다. 국내 e커머스시장에서 얼마나 존재감이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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