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가 올해 글로벌 진출을 본격화하며 카카오 해외사업의 선봉에 선다.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사업으로 그동안 국내사업과 비교해 글로벌시장에서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던 카카오에 ‘달콤한 결실’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
14일 카카오 실적발표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웹툰·웹소설 등 카카오의 기타 유료 콘텐츠 매출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55% 늘어나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페이지는 2018년 한 해 거래액이 2200억 원을 돌파했다. 2017년보다 46%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해외 거래액은 200억 원가량이다.
아직 카카오페이지의 글로벌시장 진출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료 콘텐츠사업의 잠재력을 확인해 준 것으로 보인다.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이사는 2019년 카카오페이지 콘텐츠의 해외 진출 지역을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
2018년 말 인수한 인도네시아 웹툰시장 1위 기업 '네오바자르'를 통해 동남아까지 카카오페이지 콘텐츠의 유통 생태계를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대표는 네오바자르 인수 사실을 발표하면서 “네오바자르 인수는 해외시장에서 한국 콘텐츠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카카오페이지가 글로벌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아가는 첫 행보”라며 “카카오페이지가 이번 인수를 시작으로 동남아시아로 영역을 넓혀 세계시장에 한국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한국 웹툰의 세계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네오바자르 인수로 동남아시장 진출의 포석을 다졌고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대만,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시장 진출도 시도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콘텐츠 유통 등 관련 추가적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이미 일본과 중국, 북미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동남아 진출 성공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카카오페이지는 2013년 중국 텐센트로부터 14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지속해오면서 텐센트가 운영하는 만화플랫폼 ‘텐센트동만’을 통해 한국 웹툰과 웹소설 작품들을 중국시장에 선보여왔다.
최근에는 중국 현지 작가들에게 직접 투자하면서 다양한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P)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카카오재팬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재팬은 카카오페이지의 관계사다.
픽코마는 2016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18년 말 기준으로 누적 이용자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섰고 일본 애플 앱스토어 도서분야에서 매출로 전체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북미시장에도 진출했다. 카카오페이지는 북미지역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와 콘텐츠 제휴 계약을 맺고 ‘달빛조각사’,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트레저 헌터 등 카카오페이지의 작품들을 서비스하고 있다. 타파스는 현재 3만 명의 작가와 4만5천 종류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고 한달 방문자가 200만 명에 이른다.
이 대표는 글로벌 진출 전략으로 카카오페이지의 웹툰과 웹소설 등을 영상화하는 작업에 더욱 힘을 싣기로 했다.
카카오페이지의 작품들을 드라마와 영화 등 2차 창작물로 만들어 2차 창작화된 지식재산권을 해외시장에 들고 나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를 위해 같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M’과 협업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한다. 카카오M은 카카오의 음악·영상 콘텐츠 전문 자회사다.
이 대표는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웹소설 등 지식재산권과 카카오M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배우군과 작가, 감독 등 인적 자원을 비롯한 콘텐츠 자체 제작 시스템의 시너지를 통해 영상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낸다.
2018년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지식재산권(IP)을 드라마 등으로 확장해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을 글로벌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지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가 인기 웹툰, 웹소설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도 공을 들일 계획”이라며 “카카오페이지가 지식재산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식재산권사업 활성화를 위해 자체 콘텐츠 제작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지의 웹툰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로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으로 영상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며 “카카오는 이를 콘텐츠 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 기회로 삼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