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중공업·조선·철강

조선3사,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가이드라인 확정만 학수고대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9-02-14 16:06:29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가 새 환경규제를 앞두고 국제해사기구(IMO)의 가이드라인 준비작업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세부기준이 분명해져야 선주들이 불확실성을 덜고 발주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3사,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가이드라인 확정만 학수고대
▲ (왼쪽부터) 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 사장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14일 국제해사기구에 따르면 해양오염방지대응전문위원회(PPR)는 18일부터 22일까지 올해 첫 회의를 연다.

이 회의에서는 2020년 1일 실행되는 새 배출가스 규제에 관해 세부지침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국 통제(PSC, 자국 항만에 입항하는 외국 선박의 국제기준 준수 여부 점검), 배출가스 세정 시스템의 구체적 기준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2020년 새로운 규제를 이행할 지 여부는 5월 국제해사기구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가 최종적으로 결정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해양오염방지대응전문위원회가 미리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안건을 결론짓지 못하면 논의는 규제가 이미 시행되고 난 뒤인 내년으로 미뤄질 수도 있다.

국제해사기구의 한 임원은 트레이드윈즈와 인터뷰에서 "짧은 시간에 논의하기에는 다뤄야 할 이슈가 많지만 만약 이번 회의에서 기술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년 1월 업계가 혼돈에 빠질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로는 스크러버(황산화물 세정장치) 관련 기준의 개정 여부가 꼽힌다. 새 환경규제를 준비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는 2015년 마련된 스크러버 관련 지침을 다시 살펴보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스크러버는 선박에서 나오는 황산화물을 정화하는 장치다.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을 더 엄격히 제한하기로 하면서 LNG추진선, 저유황유 사용과 함께 대응책의 하나로 꼽힌다.

다만 가격이 싸 가장 많이 쓰이는 개방형(Open-loop Type) 스크러버는 바닷물로 배기가스를 씻어낸 뒤 다시 배 밖으로 내보내다 보니 해수를 오염한다는 논란을 낳고 있다.

그러나 국제해사기구는 아직 스크러버의 세부적 종류를 구분하지 않는다. 선사들로서는 배에 어떤 종류의 스크러버를 달아야 할지, 스크러버를 포기하고 LNG추진 방식으로 발주해야 할지 등을 놓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지금 선박을 발주하면 인도시점은 2020년 이후가 되는데 배를 인도받을 때가 되면 새로운 지침이 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선사들은 새로운 환경규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경규제와 관련한 혼란은 선주들로 하여금 새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선박 건조 투자를 미루게 만드는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14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그쳐 지난해 1월보다 40% 줄었고 지난해 월 평균 발주량에도 다소 못 미치는 등 증가세가 주춤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3사는 선주들이 배 주문을 망설이는 상황이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조선3사는 지난해 상선 수주를 늘리며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나 이런 흐름이 이어지려면 올해 선사들의 발주량이 중요하다.

조선업계에서 오래 근무한 한 관계자는 "업황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마냥 낙관하기는 어렵고 지금이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올해 얼마나 많은 배를 새로 수주할 수 있을지가 조선업 부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일에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13쪽 짜리 보고서를 통해 "국제해사기구가 일관되고 분명한 규제기준을 빨리 개발할수록 관련 산업과 행정이 받을 경제적 충격도 덜해질 수 있다"며 "이는 시급한 문제"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새로 마련될 기준은 선주들이 기술적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할 지를 돕고 몇 년 안에 추가적 조치를 해야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는 스크러버 배출수의 샘플링과 모니터링 기준 및 질산염 농도 측정기준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스크러버가 고장난 배가 계속 고유황유를 연료로 써 항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결함을 수리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지 등을 두고도 결정을 내려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최신기사

국수본 특별수사단 대통령실 압수수색 불발,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로 확보
국수본·공수처·국방부 공조수사본부 출범, "중복수사 혼선과 비효율 해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2026년까지 자회사로 운영 뒤 통합
삼성전자 노조 윤석열 탄핵 집회에 동참, "민주주의 위해 끝까지 맞설 것"
태영건설 137억 규모 유상증자 추진, 출자전환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
국내 3대 신용평가사, LGCNS 신용등급 전망 'AA- 긍정적' 상향 조정
현대차그룹 유럽 4위 '위태', 토요타 하이브리드 약진에 소형 전기차로 맞불
윤석열 내란 혐의로 대통령실 7년 만에 압수수색, 경호처 거부로 차질 빚어
[오늘의 주목주] '경영권 다툼 소강국면' 고려아연 8%대 내려, 신성델타테크 18% 급등
한덕수 "12·3 계엄 선포 전 정상적 국무회의 운영되지는 않았다"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