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GS그룹에 따르면 GS그룹 오너 일가는 일감 몰아주기 해소 차원에서 GS아로마틱스의 4개 종속회사를 인수합병시장에 내놓았으나 적당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 허창수 GS그룹 회장.
GS아로마틱스는 칭다오 리동케미칼을 필두로 5개 종속회사를 거느리고 중국에서 파라자일렌, 벤젠 등 방향족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중간 지주회사다.
매물로 나온 4개 종속회사는 모두 합해 2017년 매출 1조7천억 원, 순이익 700억 원을 냈다.
GS아로마틱스는 GS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들고 있는 위너셋의 자회사다.
게다가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GS칼텍스와 사업 접근성이 높기도 해 GS그룹 오너 일가는 사실상 GS아로마틱스를 지배하며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사익편취를 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GS그룹 오너 일가가 매도 희망가를 조정해 조만간 GS아로마틱스를 다시 인수합병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바라본다. GS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완전히 해소하기 위해 갈 길이 멀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 5조 원 이상의 대기업집단에서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나 20%를 초과하는 비상장사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 대상이 된다.
2019년 1월 기준으로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 대상이 되는 GS그룹 주요 계열사는 위너셋 외에도 GS네오텍, 보헌개발, 삼양인터내셔날, 삼양통상, 옥산유통, 프로케어, 켐텍인터내셔날 등 14곳이다.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다.
국회에서 계류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방안이 도입된다면 GS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계열사는 29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GS그룹이 이 계열사들의 지분을 정리하거나 회사를 청산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지금까지 성과는 크지 않았다. GS그룹은 지난해말까지 계열사 3곳의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했다. 하지만 회사 차원에서 진행된 1건과 달리 오너 일가가 진행한 2건의 작업이 ‘꼼수 논란’에 휘말렸다.
GS그룹 오너 일가는 2018년 12월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회사 GSITM의 지분을 사모펀드 아레테원에 매각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을 80.6%에서 16.12%로 낮췄다. 이로써 GSITM은 공정거래법의 규제 대상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지분 축소 과정을 보면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GS그룹 오너 일가는 보통주 72만5415주 가운데 29만182주를 우선주로 전환한 뒤 우선주 전량과 같은 만큼의 보통주를 함께 매각했는데 이때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당 가격이 15만2222원으로 동일해 업계에서 의심이 불거졌다.
일반적으로 우선주는 의결권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보통주보다 가격이 낮다. 그런데도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치를 동일하게 책정했다는 것은 우선주에 가치를 높일 만한 ‘옵션’이 달려있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우선주는 거래 과정에서 되사거나 되팔 수 있는 옵션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GS그룹 오너 일가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을 속이기 위한 꼼수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진행된 청소 및 용역회사 엔씨타스 청산 과정에서도 꼼수 논란이 일었다.
엔씨타스는 GS그룹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2017년 전체 매출 371억 원 가운데 26.4%를 파르나스호텔과 피앤에쓰 등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청산 뒤 엔씨타스의 사업부문이 GS건설이 85.61%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자회사 자이S&D에 흡수된 것으로 밝혀져 이 또한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GS그룹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하고 있지만 오너 일가가 개인 차원에서 진행하는 일감 몰아주기 해소는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