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산업은행의 제안을 받아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놓고 실사를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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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제철 인천공장은 알짜 재산이기 때문에 경쟁입찰을 하면 충분히 제값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패키지로 포스코에 인수를 제의하면서 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의 모든 시선은 포스코와 산업은행의 협상에 쏠리고 있다.
동부제철의 한 관계자는 2일 산업은행의 패키지 인수 제의에 대해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주채권은행인 산은이 패키지 인수를 제의한 만큼 현재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산은이 패키지 인수를 제의하면서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자산가치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경쟁입찰을 통해 자산을 각각 매각하면 가격을 더 높일 수 있는 것”이라며 “경쟁입찰을 하면 매각이 1~2개월 늦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이 노후화됐다는 지적은 인정한다. 하지만 인천공장은 건축내외장재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컬러 강판을 생산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컬러 강판 시장에서 동부제철은 유니온스틸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고 3위가 포스코 강판"이라며 “3위 업체가 2위 업체를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시장 수성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자체만 놓고 봐도 연간 매출 1조 원에 영업이익 700억~800억 원을 내는 알짜 자산이라고 본다. 철강 업종의 업황에도 불구하고 선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자 비용 때문에 순손실이 증가해 구조조정을 위해 알짜 자산을 매각하게 된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동부제철은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을 분리 매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는 편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 관계자는 “패키지 매각은 여러 매각 방법 중 하나”라며 “경쟁입찰이 자산 매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포스코와 산은이 인수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선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거듭 답답함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