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현 롯데건설 사장이 롯데건설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바늘방석에 앉아있다.
롯데건설의 용인 붕괴사고 현장소장이 형사입건되자 공사에 대한 기술력도 없이 국내 최고층 빌딩을 짓고 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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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현 롯데건설 사장 |
제2롯데월드 수족관과 영화관의 재개장도 언제 될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3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박모 현장소장 등 용인 붕괴사고 안전관리 책임자 7명이 2일 불구속 입건됐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 수사전담반은 이들이 안전사고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형사책임을 물었다.
경찰에 따르면 현장에서 설계도와 다른 자재 및 시공기법이 적용됐다. 붕괴원인이 된 동바리의 수평재는 설계도상에 60~90cm 짜리를 사용해야 하는데 실제 120cm 짜리를 사용해 하중부담을 키웠다.
또 설계도에 교량 옹벽을 먼저 콘크리트 타설한 뒤 상판 타설을 하도록 돼있지만 사고현장에서 교량 옹벽과 상판을 동시에 타설했다.
롯데건설이 애초에 이번 현장에서 동바리를 사용한 대목에 대해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2007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콘크리트 교량 가설용 동바리 설치지침’에 따르면 조립형 동바리의 설치 높이는 10m 이내로 권고된다. 그러나 롯데건설기술연구원은 구조검토를 거쳐 12m 높이의 이번 현장에 동바리를 사용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 지침은 강제력이 없어 지침을 어겼다는 것만으로 롯데건설에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4개 전문기관에 국토교통부 지침 위반이 사고 원인이 됐는지 정확한 규명을 의뢰했다.
롯데건설에 대한 시민사회의 불신과 우려는 롯데건설이 시공중인 제2롯데월드로 다시 번지고 있다.
안전사회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달 31일 제2롯데월드 앞에서 롯데건설 사고 규탄 및 롯데월드타워 공사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용인 인명참사는 안전을 최우선하겠다는 롯데의 다짐이 빈말이라는 것과 롯데건설 시공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런 건설사가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나선 게 말이 되느냐”며 “더 이상의 참사를 막으려면 제2롯데월드 공사를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2롯데월드 수족관과 영화관의 재개장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제2롯데월드는 아쿠아리움 누수와 영화관 진동 등 안전문제가 불거지자 개장 두 달만인 지난해 12월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그뒤 4개월 가까이 영업이 이뤄지지 않아 입점상인들이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2일 제2롯데월드 재개장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석촌호수 수위저하 원인에 대한 서울시 용역결과가 5월 말에서 6월께 나올 것”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드러냈다.
제2롯데월드 재개장을 결정하는 것은 서울시다. 그러나 안전처가 재개장을 유보해야 한다는 뜻을 드러내면서 서울시가 재개장을 결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