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2019-01-21 17: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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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이 현대기아차와 ‘연합전선’을 단단히 하는 데 올해를 바쁘게 보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특수강과 수소차 관련 제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면서 철강업계에 닥친 위기의 돌파구를 찾고 있다.
▲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
2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현대제철은 올해 당진 특수강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면서 특수강부문 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올해 말까지 특수강부문의 '완전 정상화'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잡아뒀다. 특히 자동차용 특수강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특수강사업 정상화를 통해 자동차 소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특수강 종류는 현재 우리가 공급하려는 것만 70가지가 넘는다"며 "이를 원하는 시기에 일정한 질로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일관성 있게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수직계열화와 품종 다변화라는 전략을 고수해왔다.
특수강사업 확대 역시 그룹 내부의 수요를 충족하려는 성격이 짙다고 할 수 있다. 현대제철이 2017년 자동차용 특수강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관련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현대기아차는 과거 세아베스틸 특수강에 크게 의존했지만 점차 현대제철에서 공급받는 물량을 늘리고 있다. 국내 자동차용 특수강 시장은 세아베스틸이 2016년 67.2%로 압도하고 있었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은 2020년이면 현대제철이 38%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철강시황이 둔화하는 시점에서 그룹사 판매는 두 자릿수 이상의 이익률을 보이는 만큼 현대제철 이익의 안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현대제철은 다각화된 제품과 현대차그룹이라는 기반을 고려할 때 국내 철강시장에서 영향력이 계속 강화될 수 있다"고 봤다.
현대체철 등 철강회사들은 어려운 영업환경에 직면해 있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는 데다 건설산업 침체로 봉형강사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물량은 고정적이자 안정적 수익원인 셈이다.
김 부회장은 이 협력체제를 더욱 강화할 적임자라고 할 수 있다. 2010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0년 가까이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을 이끌면서 50여개 계열사들을 조율하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현대제철로 이동했다.
현대차가 수소전기차에 공격적 투자계획을 내놨다는 점에서도 현대제철은 시너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7조6천억 원을 수소차에 투자해 연간 50만 대를 생산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현대차가 기존 자동차 생산량에 더해 수소차 생산을 증대하면 현대제철이 공급하는 자동차강판도 늘어나게 된다.
현대제철은 수소차용 금속분리판도 지난해 4월부터 생산하고 있다. 금속분리판은 수소차의 주요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의 의 핵심 소재인데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스택은 수소와 산소를 결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장치로 수소차의 엔진격이다.
연료전지 스택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현재 2공장을 새로 짓고 있으며 2022년까지 연간 4만 개로 생산능력을 늘리기로 했다.
현대차가 목표한 만큼 수소차를 만들어 팔려면 수소충전소도 늘어나야 하는데 현대제철은 당진 공장에서 충전용 수소도 만들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3500톤에 이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충전용 수소 생산을 더 확대할 계획은 없지만 현대차의 수소차사업 상황에 따라 공장을 증설할 수 있는 부지는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