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종합화학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식을 바꿨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한화케미칼에 더 많이 넘겨주는 반면 삼성SDI는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일부 소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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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이는 한화케미칼이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하는 데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마련한 조치로 풀이된다.
1일 삼성물산과 삼성SDI,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3회사는 지난해 11월26일 주식 양도양수 조건을 일부 변경했다.
삼성물산은 보유하고 있던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더 많이 한화케미칼에 넘기기로 했다. 반면 삼성SDI는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일부 보유하기로 했다.
삼성물산은 애초 한화케미칼에 삼성종합화학 지분 1102만여 주를 매각하기로 했으나 1275만여 주로 늘렸다. 삼성SDI는 보유하던 747만3천여 주를 매각하기로 했으나 575만2천여 주로 줄이기로 했다.
한화케미칼이 인수하기로 한 삼성종합화학 지분은 똑같지만 삼성SDI가 보유한 주식을 모두 팔지 않고 일부 남기기로 한 것이다.
거래가 끝나면 삼성물산은 853만여 주, 삼성SDI는 172만여 주에 이르는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을 계속 보유하게 된다.
이들 회사가 앞으로 6년 안에 삼성종합화학이 상장되지 않을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SDI는 보유한 삼성종합화학의 남은 주식을 한화케미칼에 팔 수 있는 권리(풋옵션)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계속 보유하게 되는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매각하려고 할 경우 한화케미칼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는 조건도 넣었다.
이와 함께 한화케미칼이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을 팔 경우 삼성물산과 삼성SDI의 보유지분도 함께 팔아야 한다는 조건도 추가했다.
이번 조건 변화는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이번 거래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으로서 삼성종합화학이 향후 상장되지 않거나 실적이 떨어져 기업가치가 훼손될 경우라도 남은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또 한화케미칼 입장에서도 삼성그룹이 보유한 나머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방안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소재의 원료를 삼성종합화학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삼성종합화학으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받을 수 있고 한화케미칼 입장에서도 계속 원료를 판매할 수 있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장치를 확보한 것이다.
이들 회사들은 주식 처분 예정일자를 4월3일로 밝혔지만 삼성종합화학 내부에서 반발이 나와 예정대로 주식거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