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에어부산에 따르면 소요 시간이 2시간30분 이상인 국제선 노선에 제공하던 무상 기내식 서비스를 4월1일 출발편부터 유상 판매로 전환한다.
▲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미 다른 저비용항공사(LCC)는 대부분 기내식을 유상으로 제공하고 있고 에어부산은 유상판매를 늦게 시작하는 것”이라며 “기내식을 무상으로 제공했을 때도 기내식을 원하지 않는 손님들이 많아 고객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측면과 함께 수익성도 끌어올리기 위해서 유상판매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에어부산의 ‘말 바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에어부산은 출범 초기부터 기내식과 수화물, 좌석 사전예약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왔다.
특히 항공권 가격을 내리지 않은 채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유료로 변경하면서 ‘고객의 선택권을 늘린다’고 설명하는 것은 실제로 항공권 가격이 인상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비판도 나온다.
에어부산은 2018년 12월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에는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의 ‘갑횡포(갑질)’ 의혹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를 통해 제기됐다.
블라인드에서 에어부산 직원이라고 밝힌 익명의 제보자에 따르면 2018년 12월17일 한 사장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승객이 승무원에게 유료 판매 좌석인 항공기 앞부분 좌석으로 좌석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요청을 받은 승무원과 사무장은 규정대로 서비스 제공을 거절했지만 한 사장은 비행이 끝난 뒤 이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제보자는 이 과정에서 해당 직원들이 인사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에어부산은 이를 두고 “서비스 측면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양쪽의 말을 다 들어보기 위한 조치였다”며 “한 사장은 해당 승객과 얼굴을 직접 본 적도 없으며 경위서 제출 요구도 질책성이 아니라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에어부산이 이 사건을 두고 진행한 후속조치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에어부산은 유사한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기내에서도 항공기 앞부분 1~3열 좌석과 비상구 좌석을 승객이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항공사 운항규정 등을 변경하는 절차 없이 기내 유상 판매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된다며 이를 보류하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유사시 승무원을 도와 승객 대피 등을 도와야 하는 비상구 좌석을 사전에 유상판매하고 있는 자체가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좌석의 판매채널을 기내까지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이를 두고 “비상구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하는 승객인지 여부는 그 전에도 승무원들이 해왔기 때문에 비상구 좌석 기내 판매를 확대한다 하더라도 안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지금까지 서비스부문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아왔다.
에어부산은 2018년 10월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2017 항공교통 서비스 평가’의 국제선 정시성 평가와 소비자 보호 분야에서 1등급을 받기도 했다. 이 평가에서 두 부문에서 1등급을 받은 항공사는 에어부산이 유일했다.
하지만 최근 계속된 논란은 에어부산의 이런 이미지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다. 에어부산은 2018년 11월25일 발생한 승객 장시간 기내 대기사건으로 정시성과 서비스가 우수하다는 평가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에어부산의 주가 역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에어부산은 2018년 12월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뒤 상장 첫날 29.85%, 다음날 16.67%의 주가 상승률을 보이며 상장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바로 다음 거래일인 2일 한 사장의 갑횡포 의혹과 함께 하락세로 접어든 뒤 현재까지 반등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에어부산 주가는 3일과 8일에 각각 6.77%, 5.66% 급락하기도 했다. 2일부터 7거래일 동안 에어부산 주가가 상승한 날은 4일(1.77%)과 9일(0.56%) 둘 뿐이다.
11일 오후 2시25분 기준 에어부산 주가는 전날보다 3.1%(160원) 떨어진 5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