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의 가격을 낮추고 있다.
가격 경쟁을 유도해 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 등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올레드 후발업체의 실적에 부담을 키워 사업 확대를 방해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일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공격적으로 플렉서블 올레드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쉽게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예상이 빗나간 것"이라고 바라봤다.
플렉서블 올레드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한 종류로 가볍고 형태 변화가 쉬운 특징을 갖추고 있다. 주로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애플 아이폰XS 시리즈에 탑재된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올레드 가격을 낮추면서 중화권 고객사들의 수요가 늘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올레드의 주요 고객사로 자리잡은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부진하자 패널 공급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추며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 가격을 기존보다 10~20% 낮춰 공급하고 있다"며 "구글과 소니, 샤오미 등 고객사를 올해 추가로 확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화권 고객사의 삼성디스플레이 플렉서블 올레드 수요는 지난해 800~900만 대 수준에서 올해 최소 3500만 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올레드 패널 물량은 정체를 보이겠지만 애플에 공급되는 플렉서블 올레드 물량은 2018년과 비교해 3천만 대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플렉서블 올레드사업에서 최대한 많은 이익을 내고 원가 경쟁력이 낮은 후발업체의 수익 확보를 방해하기 위해 패널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중국 BOE의 플렉서블 올레드 생산수율이 올라오기 전까지 가격 경쟁을 주도해 BOE의 실적 부담을 키워 사업 확대 의지를 꺾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플렉서블 올레드의 생산 수율을 올해 하반기에도 50% 수준까지 올리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돼 가격 경쟁으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해 플렉서블 올레드 출하량이 2억1459만 대로 지난해 추정치와 비교해 약 35%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에서 발생하는 수요는 이 가운데 약 1억5600만 대 정도로 추산된다.
최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플렉서블 올레드 수요는 새 스마트폰 '갤럭시S10'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긍정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