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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건설과 화학은 이부진에게 넘어갈까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3-31 20: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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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의 건설과 화학은 이부진에게 넘어갈까  
▲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지난1월 열린 '삼성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결정 이후 삼성을 바라보는 눈길은 그 다음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모이고 있다. 특히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여러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지분들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제일모직에서 출발한 지분구조가 삼성물산과 삼성석유화학에 영향을 끼쳐 건설과 화학 부문의 재편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의 향후 역할도 규정할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삼성SDI와 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건설과 화학 등 다른 부문에서도 합병 등 사업구조 및 지배구조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다음 세대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도 필요하지만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 3세 관계 정리를 위해서도 긴요한 작업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전자•금융 계열사와 이부진 사장이 맡고 있는 호텔•건설•중화학 계열사, 이서현 사장의 패션•미디어 계열사를 지배하는 체제가 확고해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건설부문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삼성그룹은 현재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4곳에서 건설사업을 진행한다.

업계는 여러 곳에서 중구난방 이뤄지는 건설사업을 한 곳으로 몰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의 역할이 더욱 가닥을 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 핵심이 제일모직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의 행방이다.

◆ 제일모직 보유 계열사 지분…어디로 갈 것인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의 모기업으로 오랜 역사만큼이나 계열사 지분에 깊숙이 관여돼 있다. 그 중에서도 제일모직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 삼성석유화학 지분 21.4%나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삼성물산에, 삼성카드가 보유한 제일모직 지분은 삼성전자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먼저 제일모직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13.1%의 처리 방향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5.1% 전량을 삼성물산에 매각한 바 있다.

따라서 업계는 결론적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은 다시 삼성물산으로 가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물산은 삼성생명에 이어 삼성전자의 2대 주주다. 따라서 삼성물산 지분을 많이 보유할수록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는 공고해진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2.9%)이다. 이외에도 삼성SDI가 7.3% 삼성생명이 5.1% 이건희 회장이 1.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삼성SDI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20.38%)다. 이런 구조 때문에 이건희 회장이 삼성SDI를 제일모직과 합병해 ‘공룡’기업 규모로 키우고 국민연금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고 함을 엿볼 수 있다.

또 삼성물산이 향후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해 몸집이 커지면 그만큼 경영권 승계작업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삼성물산을 누가 승계받느냐에 따라 삼성그룹의 건설부문을 완전히 얻게 된다.

삼성물산은 다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승계 과정에 꼭 거쳐야 할 관문이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제일기획,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정밀화학, 삼성SDS, 삼성에버랜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지분을 각각 4∼38% 정도 보유하고 있다.

◆ 건설과 화학 부문 지배구조 어떻게 정리하나

문제는 이부진 사장이 삼성물산에 대한 지배권을 넓히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점이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다.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영향력이 미비하다. 삼성물산 지분은 이건희 회장이 곧바로 이부진 사장에게 넘겨줘도 이부진 사장이 영향력을 확보하기 힘든 구조다.

이부진 사장이 그동안 제기되는 시나리오대로 건설 부문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삼성물산의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장기적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를 합병한 뒤 건설 부문을 분리해 이부진 사장에게 넘겨주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이부진 사장이 건설 부문을 승계한다는 전제를 기초로 한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지분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겨주는 쪽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제일모직이 21.4%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석유화학도 주목의 대상이다. 현재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지분 33.2%를 보유한 이부진 사장이다. 삼성석유화학의 경우 이부진 사장을 제외하고 삼성물산(27.3%), 제일모직(21.4%), 삼성전자(13%)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합병으로 제일모직이 삼성SDI로 합병되고,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삼성석유화학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나타나게 됐다. 곧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의 지분을 합치게 되면 이부진 사장의 지분보다 더욱 많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부진 사장이 건설과 화학을 상속받으려면 삼성물산을 장악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상속받게 되면 삼성석유화학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권도 저절로 확보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업계는 건설과 화학 부문의 합병이 추가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어떻게 삼성이 해결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의 건설과 화학은 이부진에게 넘어갈까  
▲ 출처: 금융감독원 2013년 4분기 감사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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