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9-01-10 15:4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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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이 편의점업계에도 배달경쟁에 불을 당길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사업은 고객과 가장 가까이에 여러 곳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배달 수요가 적은 유통사업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BGF리테일이 배달사업을 전국 단위로 시작하면서 향후 편의점업계에 새로운 수요를 만들게 될 수도 있다.
▲ 박재구 BGF리테일 대표이사 사장.
BGF리테일은 주문배달 서비스회사 요기요와 손잡고 2019년 3월부터 CU편의점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BGF리테일은 2015년부터 ‘부탁해’라는 배달대행 서비스회사와 손잡고 서울시 등 10여개 구의 점포에서 배달서비스를 시행해왔는데 이번에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배달 대상 상품과 배달료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간편식품 외에도 다양한 상품군을 배달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BGF리테일의 시도가 실험적이라고 업계는 바라본다.
BGF리테일 등 편의점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배달 수요가 적은 게 아니냐는 시선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사업은 고객이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쉽게 들어설 수 있으며 충동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BGF리테일은 2018년 4분기 기준으로 전국에 CU편의점 점포 수가 1만3169곳에 이른다. 편의점 사업자 가운데 1위에 해당하는데 CU편의점이 전국에 촘촘하게 깔려 있는 셈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O2O(Online to Offline)서비스의 개념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마트나 다른 유통채널보다 편의점이 가격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상품들도 분명히 있어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추가 매출을 확보할 기회가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BGF리테일이 효과를 내기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김명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편의점에 배달주문을 하는 사람은 나가는 게 귀찮아서 주문하는 사람들”이라며 “마트에서 주문하면 더 싸게, 더 빨리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BGF리테일이 배달 서비스를 시행해 단기적으로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GF리테일의 경쟁사인 GS리테일과 코리아세븐도 배달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GS리테일의 GS25는 2016년 9월부터 딩동이라는 배달대행 서비스회사를 통해 서울 5~6개 구를 대상으로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 CU편의점 점포 이미지.
하지만 눈에 띄는 성과가 있는 곳은 밤 늦게 혼자 나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원룸촌 고객,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사무실 고객 등 서초, 강남 일대 정도였다고 GS리테일 관계자는 말했다.
코리아세븐은 2014년 12월 BGF리테일이나 GS리테일보다 빨리 세븐일레븐에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다.
당시 코리아세븐은 2015년 1월부터 모든 점포에서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 배달 서비스 자체를 없앴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편의점이 워낙 가까이에 있다보니 배달주문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BGF리테일의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한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편의점사업자들은 상품군을 확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고 소비자들은 제품이 배달되기를 원한다”며 “BGF리테일이 CU편의점에서 고객들의 배달 수요에 적합한 상품군을 개발하고 편의점만이 할 수 있는 택배 서비스 등을 연계해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올바른 방향”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