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재고를 대폭 줄이고 업황 회복을 이끌기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출하량을 크게 늘려 물량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9일 "삼성전자의 D램 보유 재고량이 2015년 보였던 고점 수준까지 증가했다"며 "수요가 회복하는 시기를 노려 재고 감축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활발한 시설 투자를 벌여 D램 출하량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최근 D램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감소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삼성전자가 팔지 못하고 쌓아둔 재고량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1분기 중후반에 출하량을 크게 늘려 재고량을 줄이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단기간에 늘리기 위해 가격을 공격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급 과잉이 더욱 심각해져 단기적으로 반도체 수익성이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급 과잉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이지만 뼈아픈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이 올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것을 막으려면 삼성전자와 같은 선두업체가 손해를 어느 정도 감수하고 재고량을 빠르게 줄여야 한다는 의미다.
박 연구원은 D램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재고 수준이 낮고 미국 마이크론의 D램 공급 증가율도 낮아 삼성전자의 출하량 증가로 반도체업황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업황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속도와 범위, 반등 시기가 모두 삼성전자의 전략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