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시설 투자에 들이는 비용이 2018년 들어 급감했지만 올해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전자의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확대를 위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생산량이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어규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7일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신규 투자가 2019년부터 증가할 것"이라며 "2020년부터 새 공장 투자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8년에 들인 시설 투자금액은 약 2조8500억 원으로 2017년 12조4천억 원과 비교해 7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수요 부진으로 대규모 투자의 감가상각비 부담이 커지며 사실상 기존 올레드 생산라인을 유지보수하는 투자만 벌인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7년 애플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 공급을 위해 생산시설을 대규모로 증설했지만 아이폰X의 판매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2018년 실적에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설 투자금액은 2019년 약 4조3천억 원, 2020년 6조6천억 원 수준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존 LCD 생산공장을 신기술인 퀀텀닷 올레드(QD-OLED)로 전환하는 투자를 2019년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사업 방향을 퀀텀닷 올레드TV 중심으로 잡는다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신규 투자로 생산량을 늘려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에 접는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내놓은 뒤 점차 출시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설 투자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안쪽으로 접는 형태의 스마트폰을 2019년 상반기 선보인 뒤 점차 밖으로 접는 스마트폰,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스마트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시장의 성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하며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라는 의미다.
▲ 삼성전자가 공개한 접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
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6.5세대 올레드패널 원판 1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폰용 패널 수가 약 120개지만 접는 스마트폰용 패널은 약 63개밖에 만들지 못할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확대하려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선제 투자를 통해 충분한 패널 공급 기반을 갖춰내야 한다.
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2020년 하반기부터 주력 스마트폰에 접는 올레드 패널을 채택할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대규모 투자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세계 스마트폰업체도 접는 스마트폰의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의 접는 올레드 패널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하나의 제품으로 구현하는 혁신을 위해 올레드 패널에 더욱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