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택배운임 제값받기’의 효과가 택배 노동자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한동안 경쟁업체들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던 택배 운임을 2019년부터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올해 하반기 연속해서 발생한 인명사고와 이에 따른 ‘택배 대란’으로 고객사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 본격적 운임 협상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12월 중순부터 택배 배송이 정상화되면서 고객사와 택배운임 인상협상을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압박과 시장 재편 가속화로 2019년 CJ대한통운의 택배운임 상승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대전허브터미널 가동 중단 사태로 지연된 CJ대한통운의 운임 개선 시도는 2019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J대한통운 택배운임 인상 효과는 택배 노동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택배기사는 일반적으로 운임의 일정 퍼센트를 수수료로 받는 형태로 급여구조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택배운임 인상은 자연스럽게 택배기사의 급여 상승으로 이어진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기사는 대부분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있어 급여구조와 관련해 본사가 관여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대부분 대리점이 기사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정액제가 아닌 운임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노동자들의 사고 원인이 지나치게 낮은 운임에 따른 ‘속도 경쟁’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던 점에 비춰보면 택배운임 상승은 최근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는 택배 노동자들의 안전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은 11월 초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택배 노동자들은 낮은 택배운임 때문에 일정 수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물품을 배송해야 했다”며 “‘속도경쟁’에 내몰리며 사고 위험에 직면해야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택배기사 뿐 아니라 터미널 노동자들 역시 택배운임 인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택배운임 인상으로 CJ대한통운의 수익성이 개선되면 증가한 이익이 터미널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CJ대한통운 대전물류터미널에 강도 높은 기획 감독을 진행하는 등 터미널 노동환경 개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대전물류터미널의 작업 중지 명령을 해제하기 위해 고용노동부에 사고 재발 방지대책과 노동환경 개선책 등을 제출하기도 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전지방노동청이 요구한 개선방안 외에도 노동자의 휴게공간과 휴식시간 보장, 냉난방기 설치, 안전교육 강화, 안전·보건 관리자 추가 배치 등의 노동환경 개선책도 함께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