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 최초로 왕미화 신한은행 부행장보와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가 여성 임원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앞으로 신한금융의 여성 임원들이 두각을 나타낼 물꼬가 트인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왕미화 부행장보와 조경선 부행장보가 각각 승진하면서 신한금융그룹 최초로 여성 임원 2명이 발탁됐다.
▲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왼쪽)와 왕미화 신한금융그룹 WM사업부문장 겸 신한은행 부행장보. |
2013년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 행장과 김해경 KB신용정보 사장이 각각 선임된 데 이어 올해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국내 증권업계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여성 부행장들이 나타난 데 이어 가장 보수적 인사 기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꼽히던 신한금융에서도 ‘유리천장’이 깨졌다.
‘유리천장’이 두꺼운 것으로 평가되는 금융회사들에서 여성 임원들이 잇달아 ‘보이지 않는 벽’을 뛰어넘고 있는 것이다.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란 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뜻하는 말이다.
왕미화 부행장보와 조경선 부행장보는 다른 금융회사의 여성 임원들과 마찬가지로 능력을 앞세워 경력을 쌓아왔다.
왕미화 부행장보는 프라이빗뱅커(PB)로 일하며 신한은행 첫 여성 PB팀장에 오르는 등 자산관리분야에서 일찍부터 두각을 드러낸 인물이다.
왕 부행장보는 2003년 신한은행의 첫 PB센터였던 강남PB센터에서 신한은행의 첫 여성 PB팀장에 오른 뒤 신한PB 방배센터장, 신한 PWM 강남센터장, 신한은행 WM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올해 1월부터 신한은행 일산본부장으로 일했다.
연 평균 50~60%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리며 한때 20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는 최우수 프라이빗뱅커로 꼽히는 등 신한은행 여성 PB팀장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왕 부행장보는 직급은 부행장보이지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공을 들여 만든 그룹 협업 사업부문 가운데 그룹 WM사업부문의 수장을 맡으면서 그룹의 핵심사업을 이끌게 됐다.
전임자인 이창구 그룹WM사업부문장이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이사로 내정된 만큼 나중에 신한금융그룹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크다.
조 회장은 21일 신한금융그룹 사업부문장들이 계열사 사장에 내정된 것과 관련해 “그들은 모두 멀티플레이어”라며 “아마 앞으로 그 자리가 특히 중요한 자리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선 부행장보는 올해 1월부터 신한은행이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든 ‘스마트컨택본부’의 첫 본부장을 맡아 비대면 고객상담 채널을 총괄해왔다.
왕 부행장보와 함께 신한은행뿐 아니라 신한금융그룹의 ‘맏언니’ 역할을 하며 롤모델로 꼽히며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조 회장이 여성인재 양성에 적극 힘쓰고 있는 만큼 이번 왕 부행장보와 조 부행장보의 발탁으로 여성 임원이 늘어날 물꼬가 텄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회장은 올해 초 “조직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창의력, 유연성, 감성과 소통능력이 풍부한 여성 인재를 적극 키우겠다”며 “그룹 내부의 여성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부터 중장기적 목표로 ‘그룹 여성인재 육성’을 정하고 여성인재 멘토링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를 운영하고 있다.
왕 부행장보와 조 부행장보도 이 프로그램에 육성 대상 여성인재로 참여했으며 앞으로 후배 여성 리더를 키우는 사내 멘토 역할을 맡아 후배 양성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