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택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가 지난 2년 동안 지루하게 끌어오던 ‘네이트온·싸이월드 해킹소송‘ 항소심에서 승리해 비용부담을 크게 덜 수 있게 됐다.
박 대표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적자행진을 끊기 위해 주력 애플리케이션 '싸이메라'의 부분 유료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 해킹사건 항소심에서 승리
23일 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가 2013년부터 지루하게 끌어왔던 네이트온과 싸이월드 해킹사건 소송 항소심에서 승리해 한숨 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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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택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 |
서울고등법원 민사12부는 김모씨 등 2882명이 SK커뮤니케이션즈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을 20일 내렸다.
원심 재판부는 2013년 원심에서 “SK커뮤니케이션즈가 기업에서 쓸 수 없는 공개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데다 보안 관리자가 컴퓨터 로그아웃없이 퇴근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정황이 있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에서 재판부는 “회사가 법령이 정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다했고 보호조치를 취해야 할 계약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SK커뮤니케이션즈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이 열리던 날 박윤택 대표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에 선임 된지 4달 만에 정식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박 대표는 SK텔링크 경영지원실장과 SK컴즈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거쳐 지난해 12월 SK커뮤니케이션즈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 싸이메라 유료화로 적자행진 끊을까
박 대표는 SK커뮤니케이션즈를 적자에서 탈출시켜야 한다는 짐을 지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4분기 22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13분기째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매출도 전년과 대비해 27%나 줄어든 939억 원에 그쳤다.
박 대표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카드를 꺼내들었다. 주력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떠오른 ‘싸이메라’ 앱의 부분 유료화에 들어간 것이다.
SK커뮤티케이션즈는 곧 글로벌 앱마켓에서 싸이메라 유료 아이템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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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커뮤니케이션의 주력 애플리케이션 싸이메라가 부분 유료화를 앞두고 있다 |
박 대표는 최근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는 '사진형SNS'의 인기에 힘입어 싸이메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싸이메라는 글로벌 이용자 1억4천만 명을 거느린 인기 앱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싸이메라 부분 유료화 정책이 자칫 SK커뮤니케이션즈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미 글로벌 사진앱 시장에서 높은 질을 내세운 무료 앱들이 많이 나와있어 싸이메라 유료화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싸이메라의 주요 고객층은 구매력이 높지 않은 10대 청소년”이라며 “유료 아이템 도입으로 자칫 고정 이용자들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 유료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은 수익 기대치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싸이메라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사업에 대한 연구가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