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손 행장은 우리은행의 디지털 강화를 내년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데다 올해 시스템 전체를 교체하며 초기 전산장애로 어려움을 겪은 만큼 정보통신기술(IT) 역량 확보를 위해 관련 인력 확충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의 전산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우리에프아이에스는 12일 경력직원을 모집하고 있다. 하반기 채용 규모는 모두 64명이다.
손 행장은 올해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인원을 크게 늘리고 있다.
우리에프아이에스는 상반기에도 이미 72명을 채용해 올해 모두 136명을 충원하는 셈이다.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직원이 800여 명인 점을 감안하면 매우 공격적 채용이다. 우리은행 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우리카드의 채용인원 100명보다도 숫자가 많다.
우리은행 직원으로 뽑은 인력까지 합하면 손 행장은 올해 정보통신기술 인력으로 전체의 20% 가깝게 채용했다.
올해 다른 시중은행들이 ‘디지털화’를 외치며 채용한 정보통신기술 인력의 채용 비중이 10% 초중반대인 것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우리은행은 이미 우리에프아이에스 인원을 포함해 1천 명이 넘는 정보통신기술(IT) 관련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정보통신기술 관련 인력으로 1072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다른 금융지주 은행들과 비교해 정보통신기술 인력 규모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프아이에스의 직원을 더 확충하는 것은 손 행장의 디지털 강화를 향한 의지로 보인다.
손 행장은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11월23일 이사회에서 우리은행의 내년 주요 과제를 디지털과 글로벌 분야의 역량 강화로 꼽았다.
손 행장은 올해 우리은행의 디지털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외부에서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데려오고 ‘빅데이터센터’를 신설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손 행장은 올해 좋은 실적을 내고 지주사 회장 겸직에 성공했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디지털 역량 강화를 남겨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11월에 조사를 마친 금융감독원의 우리은행 종합경영실태 평가결과가 나오면 디지털 역량 강화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의 종합경영실태 평가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며 “이번 평가를 통해 여러 부문의 현주소를 알 수 있고 디지털 역량도 잘 드러날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