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12-12 1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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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대형SUV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손이 아닌 가슴으로 디자인한, 모든 가족을 위한 자동차.’
현대자동차는 플래그십(기함)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팰리세이드’를 이렇게 소개했다.
현대차는 코나와 투싼, 싼타페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에 ‘정점’을 찍는 팰리세이드 출시를 통해 좋은 자동차를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에게 다가가려고 했다.
11일 현대차가 경기 용인 엠앤씨웍스스튜디오에서 진행한 팰리세이드 출시 기념행사에서 현대차가 성능과 상품성을 자신하는 팰리세이드를 직접 보고 시승해볼 수 있었다.
시승은 엠앤씨웍스스튜디오부터 경기 여주 세종천문대까지 왕복 14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디젤 2.2L 프레스티지 트림(차량 세부사양 등에 따라 나뉘는 일종의 등급)이 시승차량으로 제공됐다.
개인적으로 팰리세이드 외관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그동안 자동차 디자인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수직 구조로 배치된 헤드램프(전조등)는 대형SUV의 매력도를 높였다.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라디에이터 냉각을 위해 공기를 유입하는 통풍구) 외곽이 꽤 두껍게 디자인돼 차량의 ‘강인함’이 느껴졌다.
차에 타자마자 확 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들고온 짐을 싣기 위해 운전석과 조수석 뒤쪽의 문을 먼저 열었는데 공간이 상당히 넓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차의 설명대로 수평을 강조한 실내 디자인이 개방감을 더욱 잘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 실제 팰리세이드의 차량 너비(전폭)는 1975mm로 동급 차량보다 넓다.
▲ 차량 내부의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일자로 배열돼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여준다.
앞뒤 공간도 충분히 확보됐다. 팰리세이드의 차량 길이(전장)은 4980mm로 국내 경쟁차량이라고 볼 수 있는 쌍용차의 G4렉스턴보다 130mm 더 길다.
그럼에도 3열 좌석의 공간은 성인 남성이 앉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못해 보였다.
시트는 편안했다. 주행에 불편함을 줄 정도의 딱딱함도, 졸음이 몰려올 정도의 푹신함도 아닌 딱 적당한 수준의 안락함이었다.
운전대를 잡으면 계기판부터 시작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 아래쪽에 위치한 콘트롤패널 보드) 상단에 위치한 내비게이션이 일자로 배치된 점을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배치된 높이가 동일해 주행시 시야를 아래위로 옮겨야 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다.
내비게이션 아래쪽에 위치한 컨트롤보드에는 기어박스가 버튼식으로, 드라이빙 모드(컴포트, 에코, 스포츠, 스마트)와 험로주행모드(눈길, 진흙, 모래)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장치가 다이얼식으로 배치돼 있다.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에어컨과 난방 등 공조 시스템 등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들도 모두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현대차가 수소차 넥쏘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G90 등에 적용하고 있는 1열 디자인이 동일하게 적용됐다.
차량을 운전해보니 대형 SUV다운 묵직함보다는 잘 치고 나간다는 느낌이 왔다. 외관만 봤을때는 주행 때 ‘무겁다’는 느낌이 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언덕 주행 등에서도 속력이 금세 붙었다.
속력이 제법 붙은 상태에서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굽은 도로를 주행할 때도 쏠림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승차감도 좋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팰리세이드의 성능은 고속도로 주행에서 돋보였다.
가속페달을 살포시 밟아도 시속 140km까지 빠르게 속도가 올라갔다. 대형 SUV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힘이 좋았는데 잠시 딴 생각을 하면 제한속도를 훌쩍 넘길 정도로 엔진의 성능이 좋았다. 고속에서도 바람소리(풍절음)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 팰리세이드가 험로주행을 마치고 복귀하고 있다.
앞차가 급제동할 때도 안정적 모습을 보여준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자마자 안정적 감속이 이뤄졌다.
차선 중앙에서 이탈하면 자동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에서 다가오는 차량을 감지해주는 ‘후측방 주의 경고’ 시스템 등은 안전주행에 큰 도움이 됐다.
좌측, 우측 방향 지시등을 켰을 때 계기판에 후측방 사각지대를 영상으로 보여주는 ‘후측방 카메라’도 매력적이었다.
좌우 사이드미러를 보는 습관이 몸에 배 계기판을 확인하는 것이 다소 불편했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주행 편의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였다.
연비도 나쁘지 않다. 이날 세종천문대에서 행사장으로 복귀하면서 66.5km 주행한 결과 연비는 11.8km/ℓ로 나왔다. 공인연비(20인치 타이어 기준 12km/ℓ)에 근접했다.
시승을 통해 팰리세이드의 성능을 체험해본 결과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미 팰리세이드는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가 11월29일부터 12월10일까지 12일 동안 접수받은 사전계약 대수는 모두 2만506대다.
최근 G4렉스턴과 맥스크루즈를 합한 월별 판매량이 2천 대 수준이라는 점에서 팰리세이드 판매량은 이미 두 차량을 합한 판매량의 열달치를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