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이 신사업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의 분리경영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경영권 승계도 본격화하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9일 업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를 맡아 경영 전면에서 이끈지 4년차를 맞아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마트와 신세계를 중심으로 경영을 안착한 데 따라 이제는 경영 발걸음을 신사업 쪽으로 적극 옮기고 있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이마트와 신세계의 대표이사인
이갑수 사장과
장재영 사장은 재신임을 받은 반면 신사업 계열사 사장은 대거 물갈이한 점도 이런 의지를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대표이사가 바뀐 곳은 신세계인터내셔날, 까사미아, 신세계푸드, 신세계사이먼, 신세계L&B, 제주소주, 신세계TV쇼핑이다. 신설되는 온라인통합법인 대표이사는 이마트몰 등을 맡아 이끌어왔던 최우정 부사장이 맡게 됐다.
특히 신세계푸드와 제주소주는
정용진 부회장이,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까사미아는
정유경 총괄사장이 공을 들이는 회사라는 점에서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의 성장동력으로 식음료사업과 온라인통합법인을 바라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오프라인 매장이 살아남으려면 온라인에서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길밖에 없다고 바라보는데 식음료사업은 이런 매장을 만드는 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푸드를 제조서비스부문과 매입유통부문으로 구분해 각각 김운아 대표와 성열기 대표를 선임하고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출신인 우창균 대표를 영입해 제주소주와 신세계L&B 대표를 맡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강남에 문을 연
정용진 부회장의 ‘야심작’ 삐에로쑈핑과 일렉트로마트 특화점포에는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버거플랜트, 스무디킹, 푸른밤살롱 등이 들어섰다. 특히 푸른밤살롱은 ‘
정용진 소주’라고 불리는 제주소주의 푸른밤 소주를 판매하는 포차형태의 매장이다.
강남의 삐에로쑈핑과 일렉트로마트 특화점포가 이마트와
정용진 부회장의 신사업이 시너지를 내는 사례가 된 것이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신세계인터내셔날과 까사미아를 성장동력으로 여겨 힘을 싣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당초 패션사업을 주력으로 운영했지만 3년 전 이탈리아의 인터코스와 합작해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세우면서 화장품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만들었다.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가 화장품의 제조와 생산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브랜드를, 신세계와 신세계DF가 유통을 맡는 방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브랜드 화장품에서 월 평균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고 10월에는 고급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출시해 2020년까지 매출 1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경영전면에 나선 뒤 처음으로 가구회사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신세계는 올해 1월 까사미아 지분 90%가량을 1800억여 원에 사들이면서 이를 신세계의 핵심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이런 청사진에 따라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패션라이프스타일부문과 코스메틱부문으로 구분해 각각 차정호 대표이사와 이길한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신세계에 인수된 까사미아의 수장에는 전략실에서 인사총괄을 담당했던 임병선 부사장이 올랐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신사업 의지는 현재 경영권 승계 작업 등이 가시화하는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세계그룹은 2019년도 임원인사에서 전략실 부사장보를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명희 회장의 직속조직인 전략실에 좀더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용진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자금줄로 꼽히는 광주신세계에서도 사업분리가 이뤄지며 조만간
이명희 회장이 이마트 지분을
정용진 부회장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