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8-11-21 17: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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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위원회에 2015년 안진회계법인의 삼성바이오로직스 평가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금융위가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기업가치가 ‘뻥튀기’ 됐다는 문제를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눈감았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박 의원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의 의뢰로 작성돼 국민연금에 제출된 회계법인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는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판단 근거로 활용됐다”며 “금융위는 해명을 하면서 해당 내용을 모른다고 발뺌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회계법인들이 증권사 리포트에 나오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를 평균해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15년에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은 제일모직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를 각각 8조 9천억 원과 8조 5천억 원으로 제시했는데 증권사 리포트를 바탕으로 ‘뻥튀기’했다는 것이다.
당시 HMC투자증권(현재 현대차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가치를 9조 원대로, 하나대투증권(현재 하나금융투자)은 3조 원대로 평가하는 등 증권사 사이의 편차도 컸던 만큼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되기 어려웠다.
또 금융위도 당시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관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위는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금융위는 21일 해명자료에서 “내부 참고용으로 작성되는 보고서는 평가 목적과 시간 제약, 입수 가능한 자료의 범위 등을 고려해 계약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방법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내부 보고서는 현행법 체계 아래에서 감독당국의 조사·감독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의원은 금융위가 책임회피를 하고 있다며 꼬집었다.
박 의원은 “시장에서 기업 내부 참고 목적용으로 작성된 기업가치 평가 보고서가 버젓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그 결과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결정적 기여를 했는데도 금융위는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엉뚱한 답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받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 과정에 삼성물산이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내부 참고용으로 받은 평가 보고서가 활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 의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처리 근거가 된 자료는 안진회계법인이 2015년 8월 말 기준으로 작성해 같은 해 10월에 삼성물산에 제출한 평가 보고서를 근거로 한 것”이라며 “이 평가 보고서에는 회사 내부 참고 목적으로만 사용하고 제3자(회사의 자회사 포함)에게는 공개될 수 없다고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진회계법인이 만들어 삼성물산에 넘긴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 평가 자료가 삼성물산의 내부 참고 목적이 아닌 제3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목적으로 사용됐다면 이는 원인무효 행위이자 심각한 문제”라며 “금융위는 안진회계법인의 가치 평가 보고서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