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XS 시리즈와 아이폰XR 등 새 아이폰의 판매량 부진에 대응해 생산량을 대폭 감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의 내년 하드웨어 전략이 더욱 불투명해져 관련된 부품업체의 실적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 애플 새 스마트폰 '아이폰XS' 시리즈와 팀 쿡 애플 CEO. |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1일 "새 아이폰의 판매가 부진하다는 관측이 사실로 나타났다"며 "주요 부품업체들이 주문량 감소에 따른 악재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XS와 아이폰XS맥스, 아이폰XR등 애플 새 스마트폰의 올해 판매량은 7610만 대로 기존 추정치인 8400만 대를 크게 밑돌 것으로 전망됐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애플도 내년까지 아이폰 판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해 새 아이폰의 부품과 위탁생산 주문량을 크게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원은 아이폰8을 포함한 옛 아이폰의 판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새 아이폰의 판매 부진을 일부 만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은 아이폰7과 아이폰8 등 구형 모델의 가격을 낮춰 판매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고가로 출시된 새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 내년 애플의 스마트폰 하드웨어 전략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애플이 어떤 방식으로 전략 변화를 추진할 지 예측하기 어려워 아이폰 관련된 부품업체 실적에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 가격대를 세분화해 중저가와 고가 스마트폰의 가격 차이를 더욱 벌리며 고가 부품을 철저히 고가 모델에만 적용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소형 올레드패널과 3D센서, 고용량 메모리반도체 등 고가 부품이 탑재되는 모델 수가 줄어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부품업체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 부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낮추는 전략을 쓸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고가 부품의 비중이 줄고 단가 인하 압박이 거세져 부품업체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애플이 반대로 차기 아이폰에 신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전략을 쓸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애플이 하드웨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멀티카메라와 고화질 올레드패널 등 최신 부품의 비중을 높인다면 관련된 부품업체들은 수혜를 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애플이 올해 아이폰 판매 부진에 대응해 어떤 전략을 쓸 지 예측하기 어려워진 만큼 부품업체의 실적에도 내년까지 여러 변수가 자리잡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연구원은 "주요 아이폰 부품업체의 실적은 올해 연말에서 내년 초 사이 저점을 찍을 것"이라며 "아이폰 판매 부진의 공포가 지나가면 차기 아이폰의 가격과 성능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