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올해 들어 두번이나 중국을 찾았다. 현지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40%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중국사업에 대한 고민이 깊다. LG화학 중국법인들의 수익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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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
11일 LG화학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의 중국법인 중 석유화학사업을 하는 6곳 가운데 절반이 적자를 기록했다.
폴리염화비닐(PVC)생산법인(Tianjin LG DAGU Chemical)은 순손실 302억 원, 비닐클로라이드모노머(VCM)와 에틸렌디클로라이드(EDC)를 생산하는 법인(Tianjin LG Bohai Chemical)은 순손실 437억 원, 합성고무제품(SBS)을 생산하는 법인(Tianjin LG BOTIAN Chemical)은 순손실 137억 원을 냈다.
LG화학은 나머지 세 곳에서 흑자를 냈으나 흑자폭이 크지 않아 중국 석유화학사업 전체 순이익이 68억 원에 그쳤다.
또 LG화학은 중국기업과 합작으로 지난해 4월 설립한 ABS생산법인(CNOOC & LG Petrochemicals)에서도 순손실 222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포함하면 사실상 중국 석유화학사업은 적자인 셈이다.
석유화학사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이다 보니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료부터 제품생산까지 수직계열화가 필요하다.
중국기업들이 수직계열화로 자체 생산체계를 구축하면서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은 2009년 61%에서 2014년 79%로 높아졌다. 중국기업들이 약진하면서 LG화학은 원가 경쟁력이 떨어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NCC공장에서 석유화학제품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여수NCC공장 증설로 에틸렌 생산 효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이로써 LG화학 석유화학 제품 원가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했다.
하지만 LG화학은 중국에 기초원료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다. 한국에서 조달하거나 현지 업체들이 생산한 원료를 구입해야 한다. 그만큼 비용이 높아져 현지 기업들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
LG화학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 현지에 NCC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박진수 부회장은 1월 베이징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과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난데 이어 지난 2일 텐진, 광저우의 생산법인들을 방문했다.
LG화학은 중국기업이 생산하지 못하는 고부가제품으로 제품생산구조를 개편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LG화학은 여수공장 생산 폴리에틸렌(PE) 제품의 90% 이상, ABS제품의 80% 이상을 고부가 제품으로 전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