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업계가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Hard Fork)’의 충격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하드포크는 기존의 블록체인과 호환되지 않는 새로운 블록체인에서 다른 가상화폐를 만드는 것이다. 비트코인캐시, 이더리움클래식 등도 각각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하드포크를 통해 생긴 가상화폐다.
▲ 18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로 생성된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의 거래소 등록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
가상화폐 시세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원인으로 지목된 비트코인캐시 경영진들의 분쟁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가상화폐 시세가 당분간 오름세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비트코인캐시의 하드포크로 생성된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의 거래소 등록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서는 코인원이 18일 기준으로 비트코인캐시SV를 거래하고 있다. 빗썸과 업비트 등은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를 모두 거래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캐시 경영진은 16일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라는 2개의 가상화폐를 새로 만들었다.
비트코인캐시 경영진은 그동안 두 진영으로 나뉘어 비트코인캐시 하드포크로 만들어질 가상화폐의 크기와 성능, 무상분배(에어드롭) 등을 놓고 다툼을 이어왔는데 결국 각자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ABC와 비트코인SV를 생성하는 쪽으로 결론이 난 셈이다.
정상적 하드포크라면 두 가상화폐가 모두 거래소에 등록되고 거래가 이뤄지면 된다.
하지만 두 진영이 서로를 비난하며 상대방의 가상화폐를 공격해 없애버리겠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가 두 진영의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했다가 어느 한 쪽이 가치를 완전히 잃어 없어진다면 거래소 이용자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 양쪽은 모두 지닌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상대방의 가상화폐 가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캐시SV 양쪽은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채굴기 제조회사 비트메인의 우지한 대표와 비트코인의 초기 개발자로 알려진 크레이그 라이트 박사로 대표된다.
우 대표는 비트메인의 비트코인 채굴기로 비트코인캐시ABC를 채굴해 비트코인ABC를 더 많이 유통시키려 하고 있다. 점유율을 높여 비트코인SV를 시장에서 내쫓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세에 몰린 라이트 박사는 트위터에 비트메인 채굴기를 이용하는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캐시ABC 채굴을 이어가면 비트코인캐시SV 진영이 지닌 비트코인을 모두 팔아버릴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라이트는 박사는 대량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트코인캐시SV 진영이 지닌 비트코인이 한번에 시장으로 나온다면 올해 최저 가격을 보인 비트코인의 시세가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비트코인 점유율(노드)을 분석하는 사이트 코인댄스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캐시ABC와 비트코인SV캐시의 점유율은 8:1 정도로 비트코인캐시ABC가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캐시 경영진의 다툼으로 가상화폐시장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모양새”라며 “이 싸움의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가상화폐시장이 안정되기 힘들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CNBC는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 투자회사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 공동 창립자의 말을 인용해 “비트코인캐시 전쟁으로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