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검사장비업체 ‘수아랩’이 대기업과 중국기업 등으로부터 대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수아랩은 검사장비 ‘수아킷’을 내놓은지 1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중소기업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받은 것인데 잠재시장을 눈으로 보여준 것은 물론 목적이 명확하게 돈을 쓴다는 신뢰도 얻은 덕분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기술 등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효용 기반의 시장을 가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태연 수아랩 부대표는 10월 네이버D2SF 주최로 열린 콘퍼런스에서 “돈을 받을 수 있으려면 잠재시장을 확 들어오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수아랩은 인공지능(딥러닝) 기술을 이용한 검사장비 ‘수아킷’을 생산한다. 수아킷은 영상 해석 소프트웨어로 인공지능 기술로 불량품 등을 가려낸다.
중소기업이 뛰어드는 시장은 보통 ‘아직 열리지 않은 시장’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으며 수치화되기도 어렵다. 이런 점에서 투자자들은 선뜻 투자하기 힘들지만 수아랩은 이 점을 정확히 짚어 전략을 폈다.
문 부대표는 “기존 검사장치시장의 규모는 7조 원으로 추정됐고 앞으로 더 커질 잠재시장의 규모를 34조 원으로 봤다”며 “사람이 검사하는 시장을 딥러닝으로 자동화하면 솔루션당 몇 명을 대체할 수 있을지 계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부대표는 수아킷을 활용할 수 있는 시장으로 제조업 공장을 예시로 들었고 이 시장을 진출할 수 있는 시장의 근거로서 수치화한 것이다.
실제로 카메라 모듈시장과 관련한 고객사를 두고 있어 이 시장에 관련 회사가 몇 개가 있는지를 숫자로 제시했다. 항공기 관련 사업에서도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해 전체 공항의 수, 격납고 수 등을 수치화해 시각적으로 보였다.
시장을 수치화하는 데는 시각적 효과를 위한 표나 그래프 등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꼽혔지만 생생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큰 도움이 된다.
수아랩은 이런 점에서 고객사 사장들의 입을 통해 설득력을 높였다. 고객사 인터뷰를 진행해 그들의 입을 통해 시장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시장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설득되고 투자를 하게 된다.
중소기업은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 초기에는 다른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도 중요하다.
기존 시장에는 강자들이 이미 존재하고 있고 이들은 사업의 노하우 등 강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제일 위협이 되는 것은 강자들이 강점을 내재화해서 더욱 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과 전략적 제휴는 더욱 중요하다.
수아랩도 이런 점에 주목해 외부회사와 전략적으로 제휴를 해서 운영비를 확보했고 고객사에 납품할 수 있는 판로를 확보했다.
문 부대표는 “통장에 100억 원이 있는 회사가 지나치기 쉬운 것은 생존”이라며 “성장만 생각하다보면 생존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금 창출원이 될 사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플랫폼과 관련한 계획은 어떤 것인지 생존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아랩은 이런 고민 끝에 좋은 연구원들이 궁극적 회사의 자원이 될 것으로 보고 '탁월한 연구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을 기업철학으로 삼았다.
수아랩은 투자 유치를 하면서 조직 구성원을 1년 사이에 39명에서 89명까지 늘렸다. 연구개발 인력만 본사 전체 직원의 65%에 이른다.
수아랩이 개발한 수아킷은 출시한 지 1년 만에 연 매출 50억 원을 올렸다. 현재 수아킷은 디스플레이와 PCB, 필름과 반도체 등 다양한 제조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삼성과 LG, SK, 한화 등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자동차기업 등 50여 개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수아랩은 해외시장으로도 진출을 확대했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스페인 등 4곳의 딜러사를 확보했고 지난해 9월 중국 쑤저우에 법인을 설립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