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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갈등으로 번진 '이수역 폭행', SNS시대가 낳은 갈등의 진화인가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18-11-15 17: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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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갈등으로 번진 '이수역 폭행', SNS시대가 낳은 갈등의 진화인가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온라인에서 남녀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갈등, 빈부 격차 등으로 대표되던 사회적 갈등이 남녀 문제로 옮겨붙은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인터넷의 발달이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이수역 폭행 사건 청원에 동의한 사람은 30만5천 명을 넘어섰다. 청원이 진행된 지 하루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어섰다.

이수역 폭행 사건은 13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부근 한 주점에서 남성 일행 3명과 여성 일행 2명이 싸운 사건이다.  

“화장하지 않고 머리가 짧다는 이유만으로 맞았다”는 여성 일행과 “상대가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남성 일행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일반적 폭행 사건으로 볼 수 있지만 ‘남자와 여자 사이의 갈등’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수역 폭행’은 15일 하루 종일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이야기로 격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남자와 여자를 향한 혐오 발언까지 내뱉으며 성대결을 부추기는 네티즌도 있다. 

우리 사회는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로 온라인에서 남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차별, 비하 발언의 시정 건수가 2014년 705건에서 2017년(1~6월) 1166건까지 늘었는데 이 가운데 남녀 비하 발언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남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을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의 일부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어느 사회에나 사회적 갈등이 있었고 지금은 남녀 갈등이 부각되고 있을 뿐이란 분석이다. 기존에 사회적 갈등의 주 원인이었던 빈부 격차는 완전히 고착화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오히려 줄고 있고 영·호남으로 대표되는 지역 갈등도 점차 완화되면서 남녀 갈등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사회적 자원을 남녀에게 어떻게 배분하느냐’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신광영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성 문제는 가족에서부터 고용 관계, 정치와 사법 영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해당하는 사회 문제”라며 “갈등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이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말도 나온다.

최근 유행하는 트위터 등 SNS는 익명성이 강하게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다. 게다가 ‘표현의 자유’에 관대한 외국 SNS 회사들의 정책 탓에 검색어에 관한 제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남녀 사이의 혐오표현 빈도와 강도는 점차 강해지고 있다. 게다가 정보 회전율이 빠른 온라인의 특성상 강한 발언이 힘을 얻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더 거친 발언을 하게 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남재일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월 UPI뉴스와 인터뷰에서 “온라인에서 남녀 갈등이 유독 극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익명성이 보장됨으로써 격렬한 반응이 증폭되기 때문”이라며 “집단의 선택을 따르는 ‘집단 동조’ 현상이 온라인에서 유독 심한 것도 남녀 갈등이 격화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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