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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 중형 유조선 건조 '한우물' 파 불황의 험한 파도 넘었다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11-08 16:4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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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이 중형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한 우물'만 파는 전략으로 불황에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8일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최근 그리스 선사인 ‘오션골드 탱커’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인도 시기는 각각 내년 8월과 11월이다. 
 
대한조선, 중형 유조선 건조 '한우물' 파 불황의 험한 파도 넘었다
▲ 박용덕 대한조선 대표이사 사장.

아프라막스급 배는 유조선 가운데 8만~11만 톤 크기의 중형 선박이다. 운임과 선박 가격 등을 감안했을 때 최대의 이윤을 낼 수 있는 이상적이고 경제적인 크기란 뜻이다. 

대한조선은 9월 말에도 그리스 CMS로부터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2척을 주문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달 사이 두 번째 수주다.

다른 중형 조선사들이 여전히 수주 가뭄에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조선의 성과는 더 두드러진다. 발주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형 조선사들에게는 아직 먼 얘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중형 조선사 2018년도 3분기 동향'을 보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3분기 누적 수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 줄었다. 대선조선과 STX조선해양 등 중형 조선사들 가운데 3분기 수주에 성공한 곳은 대한조선 뿐이다.

대한조선은 지난해에도 매출 4300억 원, 영업이익 4억 원을 내며 중형 조선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피해갔다. 중형 조선사 매출 1위이자 2년 연속 흑자다.

불황을 이겨낸 힘을 놓고 이 회사는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에 역량을 집중해 수주 경쟁력을 높인 전략을 꼽는다.

대한조선 해남조선소은 임직원의 80% 이상이 지역 출신이다. 목포 지역의 고용을 도맡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조선업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워크아웃(채권단관리)과 법정관리는 시련이 잇따라 찾아왔다.

희망퇴직과 무급 순환휴직 등의 노력 끝에 2015년 말 법정관리를 졸업하고는 대폭 체질 개선에 나섰다. 중국과 가격 경쟁이 심했던 벌크선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가장 잘 만드는 아프라막스급 유조선만 수주하기로 했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기술력 측면에서 차별화된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으로 선종 정리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가지 선박만 만들다 보니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품질과 생산성이 좋아졌다.

현재 중국 조선사들은 아프라막스급 선박을 만드는 데 2년이 걸리지만 대한조선은 1년 2개월이면 된다. 대한조선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에서 발주된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172척 가운데 15.1%인 26척을 수주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제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확보한 만큼 다시 선종 다각화를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으로 수주 확대를 계획해 뒀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최대 크기의 선박을 말한다. 13만~15만 톤을 포함하며 배 밑바닥을 수에즈운하의 밑바닥처럼 뾰족하게 건조한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기술력을 높이면서 추격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 더 고부가가치 선박인 수에즈막스급 선박으로 수주를 늘리려고 한다"며 "이미 기술 개발은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스플래쉬 등 외신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9월 말 노르웨이 파르드르상선에서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4척의 계약을 따냈다. 이 가운데 2척은 발주가 확정됐고 나머지 2척은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옵션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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