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7일 ‘갤럭시S5’를 예상보다 일찍 내놓았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은 KT와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중이라 갤럭시S5 출시를 미루고 있었는데 갑작스런 SK텔레콤의 선택에 적잖게 당황하고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은 영업정지와 통신장애로 난처해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
|
|
▲ 신종균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 사장 |
신 사장은 출시 하루 전까지만 해도 조기 출시설을 부인했다. 신 사장은 지난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기출시 질문에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글로벌 출시일인 4월11일과 비슷한 시기에 국내 시장에도 상품을 내놓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런 신 사장의 계획은 틀어지고 말았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의 갤럭시S5 출시와 관련해 “임의로 판매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반응 외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신 사장이 암묵적으로 동의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조사와 이통사의 관계를 볼 때 SK텔레콤이 일방적으로 혼자 결정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지 KT와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인 상황을 고려한 유감 표명이라는 관측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갤럭시S5를 전국 3천여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현재 영업정지 상태다. 그래서 당분간 SK텔레콤에서만 신규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개통이 가능하다. 업계는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이 갤럭시S5 조기 출시로 가입자 유치를 노리는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다음달 5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간다. SK텔레콤의 단독 영업기간이 일주일 남짓 남은 시점에서 가입자 유치실적이 예전보다 저조하다. 정부의 단속 강화로 가입자 유치의 가장 큰 동력인 보조금 지급액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 20일 약 6시간 동안 통신장애가 일어나 품질의 SK텔레콤은 큰 상처를 입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약관과 무관하게 10배 보상”을 약속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미 신뢰를 잃은 소비자의 시선은 싸늘해졌다.
하 사장은 이런 소비자의 마음을 이른 시일에 되돌려야 한다. 그래서 갤럭시5S의 조기 출시를 선택했다고 업계는 해석한다.
|
|
|
▲ 하성민(왼쪽) SK텔레콤 사장과 신종균(오른쪽)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달 25일 'MWC 2014'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
업계는 하 사장이 신 사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갤럭시5S의 조기출시를 진행했다면 두 사람이 5년 동안 이어 온 ‘갤럭시 우정’에 금이 갈 수도 있다고 내다 본다. 두 사람은 2010년 6월 갤럭시S가 처음 출시됐을 때부터 계속 CEO로 접촉해 왔다. 지난 1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행사에서도 장시간 동안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공식석상 외에도 사석에서도 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은 제조사와 이통사 사이의 ‘동상이몽’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는 사례라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이지만 제조사이고 SK텔레콤은 유통과 판매를 해주는 이통사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이통사를 통한 판매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아무리 삼성전자라도 주도권을 쥔 이통사의 사정에 맞춰야 할 수밖에 없음이 확인됐다고 본다.
이번에 나온 갤럭시S5는 갤럭시S4 갤럭시노트3 등 기존 대표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이 낮다. 출고가가 86만6,800 원으로 고객 부담이 줄었다. SK텔레콤은 오는 5월19일까지 모든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단말기 가격 10만 원을 선할인하는 ‘착한할인’ 프로모션을 전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