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케이블업계 1위인 CJ헬로 인수를 올해 안에 확정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 규제,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하면 CJ헬로만큼 LG유플러스에게 매력적 인수합병(M&A) 매물은 없다”며 “올해 4분기 안에 인수합병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J헬로는 당초 SK텔레콤과 KT도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독과점 등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2016년 CJ헬로 인수를 추진했지만 일부 유료방송 지역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아진다는 이유로 허가를 받지 못했다. KT는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30.45%로 1위 사업자여서 선제적으로 케이블TV 인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격만 맞는다면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차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혁주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도 1일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케이블TV 인수는 지금도 진행하고 있지만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에서 검토해야 할 사항이 많다”며 사실상 케이블TV 인수가 가까워졌음을 인정했다.
SK텔레콤과 KT는 딜라이브로 관심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KT가 이미 딜라이브 인수를 위한 실사를 시작했고 SK텔레콤은 11월에 딜라이브를 실사할 계획을 세웠다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딜라이브는 CJ헬로, 티브로드에 이은 3위 케이블TV 사업자다.
KT 관계자는 “딜라이브 인수를 위해 실사를 했다는 소문은 사실무근”이라며 “하지만 케이블TV 인수와 관련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딜라이브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점유율 6.54%를 차지하고 있다. 덩치가 작지 않은 만큼 정부 규제가 부담스러운 SK텔레콤과 KT가 조급하게 인수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하면 딜라이브 인수전도 연쇄적으로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 규제가 완화된 것을 확인한 뒤 본격적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특정 통신사업자가 케이블TV를 인수하면 다른 통신사업자의 케이블TV 인수가 잇따를 것”이라며 “유료방송에서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통신사 중심의 산업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료방송시장의 인수합병은 이통3사 모두의 기업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료방송 구조조정을 통해 이통3사의 유료방송 관련 매출이 커지면 이동전화 규제에 따른 실적 변동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최근 통신비 인하 영향으로 무선사업에서 수익성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이통3사의 케이블TV를 각각 인수해 유료방송 관련 매출액이 12조 원 대로 커지게 되면 이동전화 매출 비중은 53%로 줄어들고 유료방송 매출 비중은 25%대로 변화하게 된다. 현재 이통3사의 전체 매출에서 유료방송이 차지하는 비율은 10% 수준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료방송 사업으로부터 파생되는 영업이익 비중은 전체 통신업종 영업이익의 7% 수준에 불과하지만 통합 효과를 통해 50% 수준까지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유료방송 재편을 통해 이통3사의 시가총액이 5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