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앞세워 반도체업황 악화의 영향을 극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모리반도체분야에 대규모 시설 투자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31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과거에 겪어보지 못했던 수준의 반도체 호황기가 이어지고 있다"며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견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4분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며 내년까지 업황이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최근 증권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전 전무는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지만 5G와 인공지능 등 신기술분야에서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공정기술 발전을 통해 경쟁력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반도체 경쟁사와 공정 기술력에서 격차를 벌리면 반도체업황이 일시적으로 나빠져도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의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앞세워 실적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부터 120단 이상의 6세대 3D낸드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3D낸드는 낸드플래시 반도체의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이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단수가 높아질수록 효과도 커지지만 기술 난이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삼성전자가 최근 세계 최초로 92단(5세대) 3D낸드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에 120단 이상의 3D낸드 대량생산도 시작하면 주요 경쟁사와 1년 이상의 격차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한 D램의 생산 비중도 더욱 늘리고 수율을 개선해 반도체사업의 실적 성장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내년 반도체업황 악화 전망에 대응해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와 시장 조사기관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기존에 계획했던 평택 반도체공장의 시설 투자를 그대로 집행하며 생산라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 투자에 이미 집행된 것을 포함해 모두 31조8천억 원을 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반도체공장에 24조9천억 원, 디스플레이에 3조7천억 원 정도가 사용됐다.
지난해는 반도체에 29조5천억 원, 디스플레이에 14조1천억 원 등 모두 46조2천억 원이 사용됐는데 크게 줄어드는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스템반도체와 올레드 패널 증설 투자가 지난해 대부분 집중된 데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투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