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들이는 시설 투자 규모를 축소하면서 반도체업황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30일 "반도체기업들은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출하량을 조절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이미 내년 생산 증가 계획을 대폭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
SK하이닉스도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반도체 시설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할 것"이라며 "투자계획을 연간이 아닌 분기별로 정해 시장 상황에 맞게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가 메모리반도체 수요 변화 흐름을 더욱 면밀하게 지켜보고 대응하기 위해 시설 투자에 소극적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반도체기업들의 시설 투자계획 변화는 업황에 즉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도체시장이 빠르게 균형점을 되찾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시설 투자를 대폭 축소한 영향으로 내년부터 업황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실적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업황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했다. 중국 반도체기업들도 D램과 낸드플래시에 대규모 생산 투자를 벌이고 있어 공급 과잉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앞으로 메모리반도체 생산 확대에 들이기로 한 투자금액은 약 6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 회사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 최대 수요처였던 스마트폰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지만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새 산업분야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수준의 시설 투자를 벌이면서 반도체업황 악화 전망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고 바라봤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런 반도체시장 변화에 대응해 투자를 계획보다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이전까지 메모리반도체의 수요 증가와 감소에 관계없이 투자를 계속 확대하는 전략을 써왔다"며 "하지만 이제는 공급을 수요에 맞춰 조절하는 방식을 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