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재훈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 과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2026 기후경쟁력포럼'에서 발제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고탄소 제조업 비중이 높은 현실을 고려해 전환금융의 범위를 ‘넓고 유연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재훈 금융위원회 산업금융과 과장은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FKI타워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비즈포스트 기후경쟁력포럼에서 “탄소집약 산업 의존도가 높은 국내 산업구조 특성상 엄격한 기존 녹색금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환금융은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발전 등 탄소배출이 많은 산업이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을 뜻한다. 태양광이나 풍력, 전기자동차처럼 이미 친환경 성격을 지닌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는 녹색금융과 구분된다.
글로벌 기후·ESG(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녹색전환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2026년 1월부터 유럽연합에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본격 시행됐다.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유럽연합이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 탄소국경세다. 유럽연합 역내로 수입되는 제품 가운데 자국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제품에 대해 비용을 부과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과장은 “글로벌 시장을 보면 큰 흐름에서 기후·ESG 규제는 꾸준히 강화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과 산업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녹색전환을 지원하는 측면에서 전환금융의 역할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박 과장은 “기후·ESG 규제의 비가역적 확산 속에서 전환금융은 산업경쟁력과 탄소중립을 잇는 핵심 가교”라고 말했다.
전환금융에서 관건은 대상 산업의 범위가 꼽힌다.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28.7%다. 전환금융을 도입한 유럽연합 15.9%, 싱가포르 17.3%, 일본 20.7%보다 높다. 전환금융이 상대적으로 더 넓은 범위를 감싸야 할 필요가 큰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2026년 2월 발표한 ‘전환금융 가이드라인’이 유럽연합과 일본의 전환금융 방식을 섞어 유연한 형태를 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형 전환금융은 유럽연합이 채택하고 있는 ‘택소노미’ 기준과 일본의 기업 녹색 전환전략을 중심에 둔 전환금융 정책 구조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큰 틀을 짰다. 택소노미는 친환경 녹색활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분류체계를 말한다.
박 과장은 “한국은 제조업 비중이 높기 때문에 전환금융과 관련해 큰 숙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형 전환금융은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많은 기업들이 참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전환금융의 범위를 넓고 유연하게 설계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단점의 보완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 과장은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전환금융의 범위를 폭 넓게 인정한다고 해서 영원히 탄소감축 과정에 있는 일명 ‘탄소고착’ 상태를 용인할 수는 없다”며 “기업들이 명확한 감축목표와 기준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