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T 통신 네트워크 유지보수 자회사 KT넷코어가 협력사 평가 항목에 ‘KT 사업협력도’를 신설하자, 협력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KT 본사 영업 기여 실적을 협력사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 사실상 KT 본사의 영업 지원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에 따른 것이다.
| ▲ KT 자회사 KT넷코어는 최근 협력사 평가에 ‘KT 사업협력도’ 항목을 신설했다가 협력사들의 KT 본사 영업 지원 논란이 일자, 해당 평가 항목의 삭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KT넷코어 > |
다만 관련 취재가 시작되자 KT넷코어 측은 협력사 의견을 반영해 해당 평가 항목 삭제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7일 통신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KT넷코어는 2026년 협력사 평가지침에 'KT 사업협력도' 항목을 새롭게 포함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이를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T 사업협력도는 KT넷코어가 지난 4월29일 대전에서 개최한 ‘KT넷코어 파트너스 데이’에서 협력사 대표들을 대상으로 공개한 올해 협력사 평가지침에 새롭게 추가된 평가 지표다.
이 지표는 KT넷코어 협력사가 KT 테크-케어 등 원청인 KT 본체의 사업 수주에 기여할 경우 0.5점 만점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해 협력사 평가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다.
협력사가 수행한 영업 기여 실적을 KT 본사 영업 시스템에 직접 등록하도록 운영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협력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KT 영업 지원을 강요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한 협력사 대표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T 본사 영업 시스템에 협력사 이름으로 등록돼야 실적으로 인정받는 구조”라며 “통신 선로 공사와 전혀 관계없는 KT 본사의 대형 사업 영업을 협력사 인맥 등으로 도와달라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협력사들은 특히 0.5점이라는 배점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협력사 평가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품질관리 40점, 시공관리 20점, 적기구축도 5점, 가점 1점 등으로 구성되는데, 실제 평가에서는 업체 간 점수 차이가 소수점 단위로 갈리는 경우가 많아 0.5점이 사실상 등급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협력사 평가 결과가 공사 계약 유지와 공사 물량 배정까지 연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부 협력사 관계자들은 "이는 사실상 협력사들을 KT의 영업 조직처럼 활용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최시환 KT넷코어 대표가 과거 KT 대구·경북본부장을 지내는 등 마케팅·영업 분야 경험이 풍부한 인사인 만큼, 영업 성과의 중요성을 협력사에까지 강조하기 위해 이같은 평가 항목을 신설했다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협력사 대표는 “업체들 사이 점수 차이가 0.01점 수준으로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며 “0.1점만으로도 순위가 여러 단계 바뀌는데 0.5점은 협력사 유지 여부에 영향을 줄 정도로 큰 점수”라고 말했다.
| ▲ 지난 4월29일 KT넷코어는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KT 넷코어 파트너스 데이 2026’을 열고, 올해 새로운 협력사 평가 지표를 공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논란이 커지자 KT넷코어는 결국 해당 평가 항목을 철회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T넷코어 측은 지난 5월21일 지역 대표 협력사 11곳 대표들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KT 사업협력도’ 지표를 폐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으며, 이번 주 중 다른 협력사들에게도 관련 내용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넷코어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해당 평가 항목이 당초 일부 협력사들이 영업 기회를 발굴해줬는데도 이를 협력사 평가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면서 가점 항목으로 도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다만 본래 업무와 무관한 내용으로 영업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다른 협력사들의 의견도 제기되면서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승리 기자·김재섭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