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해외 현장을 점검하며 해외사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가 그동안 다른 국내 금융지주 대비 해외사업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만큼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힘을 싣는 모양새다.
|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이 20일 인도네시아에서 타히르 마야파다그룹 회장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NH농협금융 > |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번 해외 출장에서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호주와 홍콩을 함께 들러 농협금융지주의 주요 해외 지점들을 둘러봤다.
현재 농협금융은 호주에 NH농협은행 시드니 지점을, 인도네시아에 NH투자증권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홍콩에는 농협은행 지점과 NH투자증권 현지법인이 모두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이 직접 해외사업을 챙기는 것인데 이 같은 흐름은 연초 전략 마련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올해 1월부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 컨설팅’을 받고 있다. 농협금융이 해외사업 확장을 위해 외부 컨설팅을 맡긴 것은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그동안 농협금융의 해외사업 경쟁력은 다른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해외 시장 진출 자체가 타 금융지주보다 늦었기 때문이다. 농협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에서 신경분리(신용·경제사업 분리) 및 지주체제 출범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농협금융은 2013년 농협은행 뉴욕지점을 열며 해외사업에 첫발을 뗐다. 주요 시중은행들이 196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에 걸쳐 뉴욕 거점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수십 년가량 늦은 셈이다.
첫 해외 현지법인 역시 2016년 미얀마에 설립한 ‘농협파이낸스미얀마’였다. 은행업이 아닌 리테일 여신 중심의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사 형태로 출범해 사업 확장에 제약이 적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실적 측면에서도 아직 주요 금융지주와 격차가 존재한다. 핵심 자회사 농협은행은 지난해 해외법인과 지점을 포함한 해외사업에서 순이익 277억 원을 거뒀다.
같은 기간 해외 법인에서만 신한은행이 5868억 원, 하나은행이 868억 원, KB국민은행이 817억 원, 우리은행이 435억 원의 해외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
| ▲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해외 현장을 점검하며 해외사업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
이 같은 상황에서 특히 이 회장의 이번 출장에서 인도네시아 방문이 주목 받고 있다.
이 회장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마야파다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마야파다그룹은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10위권 이내 대기업으로 약 17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을 비롯해 헬스케어(의료), 호텔,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이다.
농협금융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금융 분야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향후 현지 진출을 위한 시장 연구 기회를 확보하고 다양한 협력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모두 현지법인 형태로 진출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시중은행 4곳이 모두 법인 형태로 진출한 국가는 중국과 인도네시아 두 곳에 불과하다. 농협금융 역시 인도네시아에 주요 계열사의 현지 진출 확대를 다각도로 검토해 왔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높은 성장 잠재력이 자리잡고 있다. 인구 규모가 세계 4위 수준인 2억8천만 명에 이르는 데다 금융 침투율이 아직 낮아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서비스 확대 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이찬우 회장은 마야파다그룹과 업무협약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네트워킹 확장 및 새로운 사업 기회 모색을 통해 NH농협금융의 글로벌 역량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