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지불'이나 ‘군사작전 수행’ 등 현역 외교관 시절 납치사건 해결방안을 다양하게 수행해본 덕분에 특명을 맡을 적임자로 꼽혔다.
| ▲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 |
외교부는 8일 "리비아 무장세력에 납치된 우리 국민을 구하기 위해 이번 주 안에 백 전 대사를 외교부 장관 특사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우리 국민 한 명이 7월6일 리비아 서부 하사와나의 대수로 사업장에서 무장세력에게 납치됐다.
이 무장세력은 카다피를 추종하는 타리크 후네이쉬가 이끌고 있는데 그의 형제인 알무바락 후네이쉬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무바락 후네이쉬는 치안 불안을 일으켜 지난해 10월 체포돼 수감됐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모습은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국가역량을 총동원해 구출하라'고 외교부에 지시했다.
백 전 대사는 리비아에 머물며 우리 국민의 조기 석방을 위한 심도 있는 협의를 리비아 당국과 진행하기로 했다.
홀로 특명을 받은 만큼 평생 쌓은 외교관 경험을 살려 구출작전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전에도 여러 국가들의 협조를 얻어내 한국인 납치사건을 해결했던 적이 있다.
재외동포영사국장으로 일하면서 ‘해외안전지킴이’라는 영사국의 별명에 걸맞는 활약을 보였다.
그는 2010년 삼호드림호, 2011년 삼호주얼리호 등 피랍 사건에서 우리 국민을 구출하는 데 힘썼다.
삼호주얼리호 피랍사건은 소말리아 해적에 맞서 외교전 사상 첫 군사작전인 ‘아덴만 여명’을 실시한 사건이다.
소말리아 해적들은 당시 한국인 8명, 미얀마인 11명 등 21명 선원들과 삼호주얼리호 선박을 납치하고 이들을 인질삼아 돈을 요구했다.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군사작전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외교부는 오만, 미국, 영국 등 군사작전을 실시해본 경험이 있는 우방국들에게 협조를 요청해 국방부를 지원하면서 인질을 모두 구출해낼 수 있었다.
우리 군과 우방국 연합은 해적들의 선박에 위협사격을 가한 뒤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해 교전을 벌였다. 적들은 흰 깃발을 들고 항복하는 척 하다가 다시 총을 쏴 특수부대원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해군은 다시 공격을 개시해 삼호주얼리호의 뱃머리부터 차례로 장악했고 결국 8명의 해적을 죽이며 삼호주얼리호를 되찾았다.
백 전 대사는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 당시 재외동포영사국장으로서 국방부 및 국토부 등과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오만에서 신속대응팀을 꾸려 구출작전으로 다친 장병 및 선장을 치료하고 함정 등 군사적 지원도 얻어냈다.
삼호주얼리호 피랍 이전에 한국 선박은 7차례나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지만 군사작전으로 해결한 적은 없었다. 그동안 인질이 된 한국인들의 몸값은 100만 달러에서 950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아덴만 여명작전 뒤 소말리아 해적이 한국 선박 앞에서 위축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우리 정부와 청해부대 덕분에 마음 놓고 아덴만을 항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백 전 대사는 외교부에 35년 넘게 몸담아온 외교관이다. 1957년 생으로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1985년 제19회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러시아, OECD, 뉴욕, 휴스턴 등에서 외교관으로 일했고 재외동포영사국장와 카자흐스탄 대사 등도 지냈다. 지난해 퇴직했으나 외교부는 우리 국민 구출 특사로 그를 다시 불러들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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