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 패널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형 올레드(OLED)시장을 확고히 선점해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에 LCD 패널 주도권을 빼앗겨 받은 타격을 만회하겠다는 전략이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왼쪽),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도 퀀텀닷 올레드(QD-OED) 기술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TV용 대형 올레드시장 선점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사업 진출은 대형 올레드 TV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올해 올레드TV 판매량이 230만~250만 대 수준으로 2017년과 비교해 6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400만대, 2020년 600만대 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대형 올레드의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증대를 서두르는 것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와 기술격차를 크게 벌려 LCD의 아픈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BOE와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은 아직 대형 올레드 기술력을 양산 단계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은 아직 대형 올레드 양산 기술이 없다”며 “2019년 안에 대형 올레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시점은 분명하지 않다”고 바라봤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기존 8세대 LCD 라인을 퀀텀닷 올레드(QD-OLED)로 전환해 파일럿 라인을 운용해 조기 양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퀀텀닷 올레드는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를 발광원으로 삼아 컬러 필터에 적색과 녹색의 퀀텀닷 소재를 도포하는 기술이다.
기본 구조는 올레드와 유사하지만 발광소재로 유기물 뿐 아니라 무기물(퀀텀닷)도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무기물을 생산재료로 사용하면 올레드 패널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번인 현상도 일정 부분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번인현상은 화면을 장시간 켜놓거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되면 해당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고 화면상에 남아있는 현상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퀀텀닷 올레드에 2019년부터 2021년까지 10조 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퀀텀닷 올레드를 거쳐 궁극적으로 퀀텀닷 LED(QD-LED)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퀀텀닷 LED 패널은 현재 올레드 패널 구현에 필요한 백라이트와 컬러필터가 필요 없어 올레드 기술의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낮은 휘도와 번인현상을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
이미 대형 올레드 양산 기술을 확보해 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LG디스플레이도 올레드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올레드를 공급할 수 있는 기업으로 생산공정이 까다로운 유기발광다이오드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생산에 성공했다.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 패널은 고색 재현력, 화소, 패널 두께 등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어 프리미엄 TV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레드TV에서 번인현상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됐다.
올레드 패널은 발광소자로 유기물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화면을 오랫동안 켜두면 그 부분만 수명이 다할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런 현상을 여러 알고리즘을 적용해 최소화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번인현상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산학연에서 여러 방법을 동원해 연구하고 있다”며 “현재 일반적 시청환경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수명은 20년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품질 관리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소니 등 20여개의 고객사들이 LG디스플레이 대형 올레드 패널에 문제가 있다면 납품받지 않을 것”이라며 “기술 개발이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올레드 기술력이 이미 앞서있다고 판단하고 생산능력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파주에 건설 중인 10.5세대 라인을 올레드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 광저우에도 8세대 올레드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LCD 라인의 올레드 전환 투자도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2021년까지 대형 올레드 생산량을 올해 4배 수준인 1000만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