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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촌놈' 명정길의 뽕뜨락피자 도전기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5-02-25 17: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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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당이 많은 서울에서 한식당을 차린다면 이윤을 내긴 힘들고 곧 파산할 것이다. 제로 투 원(Zero to One).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

방한 중인 피터 틸은 지난 24일 연세대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세계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 ‘페이팔’의 공동창업자로 벤처 투자자이자 베스트셀러 ‘제로 투 원’의 저자이기도 하다.

  '섬 촌놈' 명정길의 뽕뜨락피자 도전기  
▲ 명정길 '웰빙을 이끄는 사람들' 대표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한마디로 시장을 독점하라는 것이다. 시장에 무수히 많은 1에 1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0에서 1을 창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독점이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악이라는 상식을 뛰어넘어 창조적 독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창조성이 발휘될 때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다양한 사업분야에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될까? 가령 자고 일어나면 옆집에 또 다른 가게가 문을 여는 외식시장의 경우 창조적 독점이 통할까?

명정길 ‘웰빙을 이끄는 사람들’ 대표는 아직 독점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창조적’이란 화두에 걸맞은 외식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명 대표는 신개념 웰빙 피자 ‘뽕뜨락피자’로 경쟁이 치열한 피자 프랜차이즈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피자는 현재 전국 가맹점이 300개가 넘고 연 매출은 180억 원에 이른다.

뽕뜨락피자가 뜬 것은 겨우 3년 남짓이다. 웰빙을 컨셉트로 내세우는 것은 외식시장에서 새로울 것도 없는 전략이다. 하지만 피자에 뽕잎을 접목한다는 발상은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다.

명 대표의 이런 발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28년 동안 피자 외길 인생을 걸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명 대표는 이태리 피자 장인의 손맛을 전수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전라남도 해남의 외딴섬에서 나고 자라 피자는커녕 돈까스 맛도 보지 못한 ‘섬촌놈’이었다. 그가 청주로 이사해 뭍에서 경험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친구가 돈까스라는 ‘양식’을 먹는 모습이었다.

그뒤 그는 양식이 좋아 양식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다시 피자와 인연을 맺었다. 양식집에서 일하며 배운 피자기술이 밑천의 전부였다.

명 대표는 아파트 상가 지하 한 켠에서 나름 맛과 기술에 자부심을 갖고 피자집 창업에 나섰으나 쓰라린 실패를 맛봤다. 그에게 돈도 부족했지만 피터 틸 식으로 말하면 ‘창조성’이 부족했다. 이미 피자시장을 장악한 수많은 1 가운데 또 다른 1이었을 뿐이다.

명 대표는 0으로 돌아갔다. 가게를 접고 경기도 양평에서 휴식 아닌 휴식을 취했다. 그러다 눈이 번쩍 뜨였다. 양평 천지에 뽕나무가 널려 있는 것을 보고 피자에 몸에 좋은 뽕잎을 접목하겠다는 ‘창조적’ 눈을 뜬 것이다.

뽕잎은 몸에 좋지만 쓰다. 쓴맛의 피자란 생각하기 어렵다. 주변 지인들도 모두 그를 말렸다. 하지만 그는 굴하지 않았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가게를 냈다.

피자 이름치고 촌스러운 ‘뽕뜨락’이란 이름을 붙였다. 가게 인테리어는 뽕나무가 그려졌고 피자 도우는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상식을 뛰어넘는 발상이었다.

명 대표의 성공에 운도 따랐다. 뽕뜨락피자가 입소문을 타면서 드라마 협찬기회를 얻은 것이다. KBS 인기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에 제작지원을 했고 명 대표는 드라마 속 왕돈 삼촌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뽕뜨락피자’는 방송을 활용한 마케팅까지 더해져 창업 3년 만에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을 이뤘다. 중국 시장에도 진출해 지난해까지 프랜차이즈점 4곳의 문을 열었다.

차별화와 홍보는 명 대표를 성공으로 이끈 핵심 포인트다. 특히 홍보는 그가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할 때부터 뼈저리게 중요성을 느꼈던 사업적 요소다. 아파트 우유투입구는 물론이고 초인종에 이르기까지 온갖 욕을 먹으면서 전단지를 돌려봤기 때문이다.

뽕뜨락피자가 ‘투윅스’, ‘왔다!장보리’, ‘달콤한 비밀’ 등 드라마 제작지원에 아낌없이 나서고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명 대표는 메뉴 차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2개 이상의 새로운 메뉴를 선보인다는 것이 목표다. 지난해 말 피자케이크, 피자 버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가맹점 모집방식도 기존방식과 다르다. 뽕뜨락피자는 업계 처음으로 창업 오디션을 진행해 예비창업자를 지원했다. 1년 동안 28명의 후보자를 선정해 1인당 7천만 원, 모두 20억 원을 지원하는 창업 프로젝트다.

명 대표는 “피자업에 종사한 지 28년이 흘렀지만 창업초반의 절실한 마음은 늘 잊지 않고 있다”며 “꿈과 아이디어는 있지만 창업자금이 부족한 예비창업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섬 촌놈' 명정길의 뽕뜨락피자 도전기  
▲ 뽕뜨락 피자 목동 직영점 내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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