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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를 만난 뒤 호텔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계 최대 전자결제회사인 페이팔의 공동창업자 피터 틸과 만났다.
이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뛰어든 핀테크사업과 벤처기업 투자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을 방문해 이 호텔에 묵고 있는 페이팔 공동창업자 피터 틸을 만났다. 틸은 대학 강연 등 한국일정을 위해 23일 밤 입국했다.
이 부회장과 틸의 만남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시작돼 1시간 이상 이어졌다.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전략실장(사장)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이 부회장은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핀테크산업과 관련해 틸과 폭 넓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미국 모바일 결제 솔루션 스타트업인 ‘루프페이’를 인수하며 핀테크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애플페이’에 맞설 ‘삼성페이(가칭)’를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틸은 대표적 핀테크 전문가다. 그는 1998년 엘런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페이팔을 설립해 전자결제와 간편결제 시장을 개척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틸은 빅데이터회사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와 헤지펀드회사인 클래리엄 캐피털 매니지먼트에서 회장을 맡고 있다.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페이팔은 지속적으로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S5’와 ‘갤럭시노트4’ 등은 지문인식기능을 활용한 페이팔 결제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 손목시계인 ‘기어’ 시리즈도 향후 페이팔 결제기능을 탑재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부회장은 틸에게 우수한 벤처기업에 대한 공동투자 방안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회동에 틸 측 투자 운용사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이런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틸은 2002년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한 뒤 다양한 실리콘밸리 벤처기업에 투자해왔다. 그가 투자한 회사로는 페이스북과 링크드인, 옐프 등이 있다.
틸은 투자한 기업들을 크게 성장시켜 벤처투자의 ‘큰 손’이자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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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틸(Peter Thiel) 페이팔 공동창업자 |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미국의 유망 벤처기업들을 잇달아 사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사물인터넷 개발사인 ‘스마트싱스’를, 11월 빅데이터 관련 기업인 ‘프록시멀데이터’를 인수했다.
틸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연세대 신촌캠퍼스 백양콘서트홀에서 연세대 경영대학 설립 100주년 기념 특별 초청강연을 했다.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과 김동훈 연세대 경영대학장,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이 자리에 참석했다.
강연 주제는 ‘더 나은 미래…제로 투 원이 돼라!’였다. 그는 지난해 창조적 독점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 ‘제로 투 원’을 펴내 베스트셀러에 올리기도 했다.
틸은 25일 서울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네이버와 이베이코리아 관계자 등 IT업계 기업인 및 교수 20여명과 비즈니스미팅을 한다. 틸은 미팅 뒤 일반 대중들에게 저서와 관련된 강연도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