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원망을 담은 비망록이 공개됐다.
7일 열린 이 전 대통령 재판에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이 검찰의 서증조사(검찰의 채택된 증거 설명)를 통해 공개됐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3월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 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그는 같은 달 23일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 일까”라고 쓰기도 했다.
검찰은 이를 놓고 이 전 회장이 청탁했던 자리를 얻지 못하자 배신감을 느껴 이런 메모를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2008년 2월2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 당선인 사무실에서 이 전 대통령에게 “대선 전에 최선을 다해 자금 지원을 해드렸다”며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공천까지 의향이 있다”며 구체적 인사 청탁을 전달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3월7일 박영준 당시 기획조정비서관을 통해 이 전 회장에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제안했고 이 전 회장은 원하던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했다.
이팔성 전 회장은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전 KB금융지주 회장 등과 함께 이명박 정권 때 금융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른 인사로 꼽힌다.
이들은 이른바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는데 어윤대 전 회장과 김승유 전 회장, 이팔성 전 회장은 이 전 대통령과 고려대학교 동문이다. 강만수 전 행장은 이 전 대통령이 다니던 소망교회를 오래동안 함께 다닌 인연을 맺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