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8-06-15 12:37:15
확대축소
공유하기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완패로 나락에 빠진 당을 구할 인물을 찾아낼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은 15일 오후 비상 의원총회를 열고 지방선거 패배 이후 혼란에 빠진 당을 추스르고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 패배 원인을 제대로 진단하고 당의 변화를 이끌 인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새 판을 짤 사람으로 원내에서 김무성, 나경원, 정우택 의원, 원외에서 이완구 전 국무총리, 황교안 전 국무총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하지만 거명되는 인물 대부분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2017년 대선 패배 과정에서 변화한 촛불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해 지방선거 패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말을 듣는다.
김무성 의원과 남경필 지사는 2016년 말 바른정당 창당에 기여하고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뚜렷한 정체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보수의 분열만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는다.
나경원 의원과 정우택 의원은 한국당 중진으로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한국당을 쇄신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말을 평가를 받는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중진 의원들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순례, 김성태(비례), 성일종, 이은권, 정종섭 등 자유한국당 초선의원 5명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기득권과 구태에 연연하며 살려고 한다면 국민은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10년 보수정치 실패에 책임 있는 중진의원들은 정계를 은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완구 전 총리와 황교안 전 총리 등은 현역 의원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지방선거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로 중용되는 등 촛불민심에 비춰 봤을 때 부정적 이미지를 벗기 어렵다.
자유한국당은 과거 위기 때 대선급 주자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상황을 타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1년 말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위기에 내몰렸을 때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당을 상징하는 색깔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변경하는 등 과감한 변화를 추진했다.
박 전 대통령의 보수개혁 이후 새누리당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과반을 넘기며 압승했고 박 전 대통령은 대권 주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현재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박 전 대통령처럼 무게감 있는 인사를 찾을 수 없는 셈이다. 그나마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홍준표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재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은 당의 분열과 혼란을 어떻게든지 화합으로 묶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신보수 가치를 지켜나갈 결단력, 시련과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포용력을 지닌 리더가 나와 당을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비대위 구성 혹은 다음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전까지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이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