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미국의 이란 경제제재로 ‘기회의 땅’으로 바라봤던 이란 건설사업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중동에서 발주가 늘어나는 석유화학플랜트로 만회할 수도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이 최근 2조2천억 원 규모의 이란 이스파한 정유시설 프로젝트 계약을 해지하면서 나머지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과 박티아리 수력발전소 프로젝트 등에서도 손을 뗄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림산업은 1975년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이란에 진출했지만 수주상황은 좋지 않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2016년에서 2017년 사이에 모두 6건의 일감을 확보했고 2018년에는 사업을 새로 따내지 못했다.
이란에서 수주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해외 수주 규모도 큰 폭으로 줄었다.
2018년 1~5월 대림산업의 해외 수주액은 1억5724만 달러에 그쳤다. 2017년 수주액 24억9868달러와 비교해 94% 줄어들어 10대 대형 건설사 가운데 해외 수주 감소세 폭이 가장 큰 편에 속한다.
대림산업이 해외사업 부진에서 발생하는 매출 공백을 메워왔던 주택사업도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에 따라 위축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6월 첫째 주 0.04% 떨어져 6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고 서울 아파트 거래건수도 3월 1만3846건에서 4월 6263건, 5월 5540건으로 꾸준히 줄었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석유화학사업을 하고 있는 점을 기반으로 중동에서 석유화학플랜트 수주로 만회할 수 있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중동 석유화학플랜트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데 대림산업이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1999년부터 석유화학사업을 키워왔다. 올해 1월30일에는 태국 석유화학회사 PTTGC의 미국 자회사 PTTGC아메리카와 공동으로 미국에 석유화학단지 개발을 추진하는 내용의 투자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이 6월 발표될 사우디아라비아의 마덴 암모니아3 플랜트를 수주할 가능성도 높다. 2014년 암모니아2 플랜트를 완공해 발주처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석유화학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주요 산업단지 수주 경험이 많은 만큼 석유화학플랜트 수주에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중동에서 예정된 대형 석유화학단지 조성 프로젝트로는 250억 달러의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복합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 아부다비 국영 석유기업 애드녹의 150억 달러 규모 하일·가샤 사워가스 개발사업,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기업 아람코의 화학단지 조성산업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