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 150억 달러 수주목표를 내놓았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조선 3사 가운데 가장 적게 수주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주 성적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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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전문가들은 삼성중공업 수주부진의 원인이 신뢰하락에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선업황이 올해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박 사장이 내놓은 수주목표는 삼성중공업의 생존을 위해 필요하지만 무리하다고 진단한다.
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중공업이 올해도 수주가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일 “삼성중공업의 수익성이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해양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드릴십 공급과잉으로 수요둔화가 장기화할 것”이라며 “올해도 부진한 수주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5일 신년사에서 삼성중공업의 위기상황을 깊이 받아들였다. 박 사장은 “작년 품질사고 36건이 발생하고 드릴십 9척 모두 인도가 지연됐다”며 “금전적인 손실보다 안타까운 것은 선주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주 부진의 배경에 고객사의 신뢰하락이 있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납기준수와 완벽품질 등 높은 평가를 하던 선주들이 우리 실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며 “이미 계약한 공사도 일정을 연기하거나 계약을 취소하자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현재의 쓰디쓴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번 다시 고객의 믿음을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 사장은 올해 일감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올해 제가 밖으로 선주들을 찾아다니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박 사장은 “우리 정도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고 고용을 유지하려면 최소 150억 달러를 반드시 수주해야 한다”며 150억 달러 수주목표를 제시했다. 150억 달러는 지난해 수주목표와 같은 규모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50억 달러 수주목표가 가능할지 의문이다.
삼성중공업은 2007년 212억 달러 수주로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이후 단 한번도 150억 달러 이상 수주한 적이 없다. 2011년 149억 달러로 150억 달러에 근접했을 뿐 지난 5년 평균 수주 규모는 109억 달러에 그쳤다.
이 때문에 박 사장이 무리한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발주 회복 전까지 수주규모는 매출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올해 삼성중공업 수주규모를 100억 달러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