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
대한항공이 중국 노선에서 수익을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오너 리스크로 놓칠 수도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앞으로 중국 노선에서 좌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올해 여름철 운항계획에서 중국 노선 운항횟수 등을 2017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중국 정부에서 실제로 사드보복 조치를 해제할지 불확실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2017년 중국 노선의 수요 감소에 대응해 소형 항공기를 중국 노선에 투입하고 중대형 항공기를 다른 노선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중국 노선에서 좌석 공급을 줄였다.
하지만 중국 정부에서 사드보복 조치를 지속적으로 해제하고 있는 만큼 중국 노선 수요의 회복에 대비해 앞으로 중국 노선에 중대형기를 투입하는 등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
중국 정부는 7일 충칭에서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했는데 3일 우한에서 한국 단체관광 허용한 데 이어 5월 들어 2곳에서 사드보복을 해제했다. 애초 베이징과 산둥 등에서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한 데 이어 추가 조치를 계속 내리고 있다.
중국 노선 항공 수요는 회복할 조짐을 뚜렷히 보이고 있다.
올해 4월 인천국제공항 기준으로 중국 노선 여객 수는 97만1천여 명으로 지난해 4월보다 37.1% 늘어났다. 전국 공항 기준으로는 올해 4월 중국 노선 여객 수가 지난해 4월보다 43.7% 늘어났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대한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에서 여객 수를 회복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사드보복 여파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노선 회복은 대한항공이 올해 수익을 회복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중국 노선에서 항공 수요가 줄어 수익에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중국 노선 매출이 8449억 원을 보였는데 2016년보다 13.6% 감소했다.
대한항공은 중국 노선의 매출 비중이 12%엥 이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 수요 가운데 비중이 큰 기업 인센티브 관광객 등 단체관광객이 돌아오고 있진 않아 아직 중국 노선 회복 가능성을 크게 기대하고 있진 않다”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항공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면 대형기를 소형기 대신 투입하는 등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중국 노선 회복이라는 호재를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오너 리스크에 발목 잡혀 수익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의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면서 중국 노선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수요를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노선 대부분은 항공 자유화 지역이 아닌데 항공사들은 중국노선에 취항하기 위해 운수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수요가 많은 주요 도시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정기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의 확산으로 앞으로 불매운동에 직면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은 지속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고 정부는 수사 범위를 계속 넓혀가고 있는 만큼 그 파장이 어디까지 일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려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